짐로저스 Street Smarts

어드벤쳐 캐피탈리스트를 읽은 후, 정확히 10년만에 다시 그의 책의 읽었다. ‘세계경제의 메가 트렌드에 주목하라.’란 제목은 ’14년을 앞두고, 과거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던 현인에게 실질적인 조언(엄밀히 말하자면, 투자 정보)을 얻고자 하는 이들을 낚기 위한 번역에서 나왔지만, 이 책은 세계 경제가 아닌 로저스 자신과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패밀리맨으로 변해 있었다.  그린스펀에게 기본적인 산수도 경제학도 모르는 바보라고 날선 비판을 하고, 각 나라를 돌며 불합리한 정책에 대해서는 항의하고 싸웠던 투사가 이렇게 변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딸이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잘하기 위해서 뉴욕에서 싱가폴로 이주를 하게 된 이유를 몇 챕터에 걸쳐 설명하고 있는데, 같은 이야기의 반복에도 지루하지 않은건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일까?

그는 오래전부터 중국의 팬이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보호주의로, 인도는 농업과 정책의 후진성으로 중국과의 신흥국 라이벌 구도 설정 자체를 거부한다. 미국은 정확히 지는 해의 표본이며, 그 증거로 수많은 미국인들이 높은 세금으로 인해 시민권을 포기하고 있는 현실을 들었다. 미국인이 시민권을 포기하는데 일주일이상 걸린다는 사실은 불과 5년전 (워낙 포기하는 이가 없어서) 바로 처리가 되었다는 사실과 대비되어 놀라움을 준다. 그는 No.1.중국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고, 심지어,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오랜 시간 검증 시간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투표제보다 민주적이고, 부패에 대해 엄격하다는 색다른 견해마저 내놓았다. 그의 딸이 다음 세대를 살아가는데, 중국어와 중국 문화가 필수라는 생각으로 아시아 이주를 결정했다.

물론, 개인사와 더불어 세계를 바라보며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Commodity의 전도사답게, 금융보다는 농업에 눈을 돌려야 할 때이며, 미얀마와 북한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에 Bet을 권유한다. 인터넷/스마트폰 투자에 익숙해져 있는 이들에게 평생 투자 기회가 25번만 있다고 가정, 신중하게 투자할 것을 부탁하며, 궁극적인 성공은 판단력에서 갈리므로, 평소 많이 읽고,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대비를 주문한다.

정부는 좀더 시장을 개방할 것을 촉구한다. 창문을 열면 파리도 들어오지만 햇빛과 맑은 공기도 들어오며, 최근 누가 먼저라고 할 것없이 망령처럼 솟구치는 극우/쇄국정책을 경계/비판한다. 나아가 자본주의의 회복도 요구했다. 파산없는 자본주의는 지옥이 없는 기독교로, 세금이 절대 공적자금으로 쓰여서는 안되며, 기업의 파산을 방치한 후에, 더욱 강해진 스웨덴을 기억할 것을 외친다.

보고, 느낀대로 행하라. ’14년에는 트렌드를 읽고, 투자 수익률 2-3% 더 올리기 위해 바둥대기 보다는 여러모로 많은 것을 봐야 겠다. 참, 노란 벤츠를 타고 누비며, 쉐리 와인을 찬양했던 이전 백만장자의 판타지적 조언과 달리, 옆집 아저씨의 편안한 이야기처럼 들리는건 그가 ’04년 이후 오랜 소송으로 지쳐 보인 까닭인 것 같아 한편, 아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짐 아저씨,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