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이 쓰는 욕

축구는 멘탈 스포츠이다. 경기 중 선수들은 상대 선수를 향해 몸싸움과 함께 욕도 불사한다. 이유는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해서이다.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마르코 마테라치(이탈리아)의 욕설과 지네딘 지단(프랑스)의 박치기는 세계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브레이크 타임(경기 중 휴식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축구 경기의 특성상 선수들간에 전술 변화나 긴장한 선수를 자극적으로 깨우기 위해 심지어 같은 편끼리도 욕을 많이 한다.

축구경기 중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한국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유럽. 특히 영국에서는 경기 중 시끄러울 정도로 동료들간에 대화를 많이 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욕이 오가고 때로는 같은 팀 선수들끼리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2005~2006시즌 뉴캐슬의 키런 다이어와 리 보이어가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싸움을 벌인 사건은 유명한 일화이다.

그런데 무슨 말인지 알아 들어야 욕을 한 것인지 칭찬을 한 것인지 구별할 수 있지 않을까. 영국 축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욕을 몇가지만 알아보자.

1. Bastard(배스터드·사생아)

가톨릭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탓인지 다른 유럽과는 달리 영국에선 어머니를 비하하는 욕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특히 배스터드(Bastard·사생아)라는 말은 축구장에서 뿐만 아니라 웬만한 남자들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다. 선수들 간의 호칭으로도 쓰이며. 이름을 앞에 부르고 뒤에 이 단어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욕의 강도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2. Fuck Off(퍼크 오프·꺼져)

우리말로 번역하면 ‘꺼져’라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에서 존 테리는 레들리 킹에서 이 단어를 썼다고 한다. 그런데 파스칼 심봉다·베누아 아수 에코토 등이 흥분했고 ‘인종 차별적인 발언이다’는 논란과 함께 언론의 집요한 수사가 계속됐다.

특히 이 욕은 웨인 루니와 아르센 웽어 감독 등도 즐겨 쓴다. 필자도 영국에서 축구경기 심판을 본 적이 있었는데 휘슬을 불 때마다 선수들의 입에서 이 말이 나왔다.

3. Bloody Hell(블러디 헬·최악이네)

주로 자신이 실수를 했을 때 자기 자신에게 내뱉는 말이다. 앞에 시트(shit·똥)나 퍼킹(fucking·제기랄)을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블러디(bloody)라는 단어는 영국·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영어권에서 베리(very)의 심한 표현으로 쓰인다. 역시 가톨릭의 영향이 비교적 적었던 탓에 이런 단어가 상용되고 있는 듯하다.

4. You cunt(유 컨트)

필자가 영국에 머무르고 있을 때 딱 한 번 들었다. 월드컵 잉글랜드-스웨덴 경기가 끝난 뒤 일행이었던 리버풀 팬들과 아스널 팬들 간에 취중 몸싸움이 벌어졌는데.

이때 이 컨트(cunt·여성의 성기)라는 단어가 오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단어 중 욕의 강도가 가장 강하다고 보면 무방하다. 참고로 내 친구는 리버풀의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이 단어를 큰소리로 외쳤는데 주위 사람들이 모두 다 자신을 쳐다보았다고 한다.

5. Unlucky(언러키·불운했어)

욕이라고 하기엔 5% 부족한 단어이다. 아깝게 찬스를 놓쳤을 때 같은 팀 동료 혹은 자신을 질책하는 단어이다. “운이 좋지 않았어”라는 뜻으로 축구 경기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