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웹표준 논쟁의 핵심은 ‘왜 국내 웹사이트들은 Safari 혹은 Firefox를 지원해주지 않는가?였다. 국내의 모든 웹사이트들은 Microsoft사의 Internet Explorer에 최적화되어 있고, 정부역시 보안 Tool을 Internet Explorer에만 한정지으며,(심지어 전자 정부 역시 Internet Explorer가 아니면 안된다.) 암묵적으로 국내 인터넷 환경의 Microsoft독점화를 지지해주었다. 하지만 오늘 약간 다른 이유로 웹표준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풀어보고자 한다.
웹은 ‘정보’를 품고 있다. 소비자들은 바로 ‘정보’를 얻기 위해, PC를 켜고, 웹 브라우져를 열고, 검색을 하고 결과물을 얻는 수고를 기꺼히 감수한다. 그런데 이러한 ‘수고’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휴대폰 Nate를 통해 검색을 하기도 하고, 긴 ‘정보’는 프린트를 해서 읽기도 한다. 스마트폰, PDA를 통해 웹을 Clipping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꽤 친근한 일이다. 심지어는 텔레비젼, 냉장고 나아가 네비게이션에서도 웹에 접속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디바이스/채널을 통해 웹에 접속하게 되었다면/될 것이라면 정보 제공자는 당연히 모두가 정보를 쉽고/빠르게 얻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정보가 곧 돈이기 때문이다. (웹으로 직접 컨텐츠를 팔던지, 컨텐츠는 무료로 제공을 하되, 광고 수입을 얻던지, 컨텐츠가 제품에 대한 광고이던지…정보의 특성은 불문하고도 말이다.)
세오월드의 경우엔 보다 많은 이들과 정보를 나누기 위해서 몇몇 컨텐츠는 영어로 제공을 하고 있다. Digg.com에도 소개되는 나의 영문 컨텐츠는 한글 컨텐츠에 비해 3~4배 많은 방문자들이 접하고 있으며, 구글 Adsense수익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든 디바이스에서 Internet Explorer가 최적의 ‘웹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면 국내의 웹사이트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이는 Louis Vuitton이 Breitling이나 Rolex와 같은 시계를 만들도록 기대하는 바와 같다. Microsoft가 모든 분야의 명품을 만들 수 없다. 각 디바이스 별로 최적의 브라우져는 시장의 논리에 의해 특화된 업체에서 개발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필자가 써본 가장 cool한 스마트폰용 웹브라우져인 Opera Mobile인 것처럼.
웹페이지를 제작하고, 이를 모든 디바이스/모든 웹브라우져에서 테스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웹표준이다. 웹사이트가 웹표준을 지켰는지 검사를 해보면 된다. 그리고 이를 준수하는 디바이스/웹브라우져 사용을 장려하면 된다.
더하자면, 무선 인터넷 환경이 발달하면서 많은 웹사이트들이 text기반의, 정보 제공 위주의 포맷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와이드 화면의 TV와 320×320의 미라지폰 화면 그리고 출력된 A4용지는 모두 다른 해상도를 지니고 있다. 다른 해상도를 무시하고, 플래시라고 하는 무거운 도구로 메뉴판, UI등을 고정시켜서 소비자가 당연히 PC/Internet Explorer로만 접속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폭력적이다.
무척 동의 합니다. 근본적으로 우려되는 미래(현실)와 웹 표준의 관계에 대한 맥을 잘 짚어주신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