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법 그리고 범법자인 가수.

저작권법이 개정되었다. 온라인상에서 정치적인 발언은 최대한 자제한다는 다짐을 내 자신에게 했고, 실제로 Seoworld의 배경음악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저작권을 구입하여 웹에서 자유롭게 배포를 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나, 몇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어서 언급하고자 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P2P 업체에서 MP3를 다운로드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얼마전부 음악이 잘 나오다가 2분 중간쯤 혹은 마지막 부분에 “지지직” 거림 현상을 경험했을 것이다. 불쾌한 이것은 무엇인가? 바로 음반사에서 비싼 돈을 들여 불법 가짜 파일을 소리바다, 푸르나 등을 통해 유포한 가짜파일들이다. (관련 기사 보기) 양현석이는 너무나도 가짜파일을 유포하는 것을 당연하고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중간에 끊기는 노래를 하나의 완전한 저작권으로 인정할 것인가 아닌가? 만약 전자라면 가짜 파일도 하나의 저작권이 되어 이를 P2P를 통해 무단 배포한 기획사, 음반사 그리고 가수 자신도 처벌되어야 마땅하다.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배포, 홍보를 했고 저작권법에서 전송권과 관련된 조항을 어겼기 때문이다. 만약 가수가 자신은 자신의 노래 전송권을 허했다고 주장한다면 그들은 어느 채널에 어떻게 허가를 내렸고,(소리바다에는 수백만대의 PC가 공유되어 있다.) 또한 전송권을 허가하는 대신 금액은 어떻게 지불받았는지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들은 자신 주장대로 날조된 저작권법의 틀안에서 콩밥을 먹어야 하겠지…만약 노래가 완전한 것이 아니어서 저작권에 저촉이 되지 않는다면 홈페이지/블로그 운영자들은 특정 노래를 전 곡 틀어주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살짝 틀어주는 방법으로 저작권법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가수와 음반사의 행동이 너무 치졸하다. 저작권법을 개정시키기 위해 음반사에서 의원들에게 “상당한” 로비를 하고, 언론 플레이를 하기 위해 벤츠를 타고 내려 굶어 죽겠다고 시위를 하면서 한편으로 불법 MP3 다운에 똑 같은 방법으로 대응한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온라인 음악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하였을 때, 그들은 각각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여, 보아 노래는 SM홈페이지에서, 세븐 노래는 YG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에서 다운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은 메이져, 마이너 음반사 가릴 것 없이 온라인 음악 시장 자체 붕괴에 대한 위협을 느끼고, 애플의 itunes에 마스터 테이프(나는 ipod, itunes의 가치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 0.9달러를 낼 경우, 음질이 확연히 다른 마스터테이프에서 직접 추출하여 원음에 가까운, CD보다 도리어 더 음질이 좋다면 mp3라면 기꺼이 구입할 의사가 있다.)를 공급하기 시작하였다. 0.9달러라고 하는 저렴한 가격 (미국과의 물가 수준 차이를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의 400~500원 에 해당)에 탁월한 음질, 그것도 펩시 콜라 한병을 마실 경우엔 무료로 제공을 해주는 젊은이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을 펼치니 어찌 온라인 음악 시장이 확립되지 않을 수가 있었겠는가? 우리나라는 음반사, 컨텐츠 제공 업체, 결재대행업체 등이 온라인 시장에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자사 이기주의를 내세워 판매되는 mp3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이 되는 지경에 이르렀고, 현재 쥬크온, 펀케익, 멜론 등이 뒷북을 치고 있지만 밝은 미래는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 자신의 잘못으로 망쳐진 온라인 음악 시장의 책임을 저작권법을 내세워 지극히 경제적인 논리로 보상을 네티즌에게 강요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나는 ipod 사용자이다. 어떤 국내 다운로드 시장도 ipod을 위한 유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CD를 ipod으로 추출하면 되지만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CD를 듣기 위해 ipod을 구입했을지 의문이다. 우리나라에는 더더욱 PODCASTING을 듣는 이가 소수이니 이들을 제외한다면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지만 국내의 모든 ipod사용자들이 범법자라는 이야기다. 왜 MP3 제공 업체들은 애플에게서 못된 것만을 배워, 어차피 뚫릴 암호화 작업에만 골몰한 채 돈주고 다운받은 MP3 마저 기기에서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닫아 버리는가?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