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백윤식 씨가 “파란 나라를 보았니?”라고 낯익은 동요를 부르며 통기타로 몸소 사이트 시작을 오픈했던
일단 론칭하면서 뉴욕 광고 페스티벌까지 내놓은 우수한(?) 플래시 광고와 모델 : 백윤식, 음악 : 크라잉넛, 김진표 등으로 무장한 TV, 라디오, 신문 광고 등에 얼마를 썼을까? 벤쳐기업들로 하여금 어울리지도 않게 빅모델 정책을 가져가서 돈을 아주 공중에 뿌리도록 유도한 광고 기획사의 책임이 1차로 무지하게 크다고 볼 수 있지만 멍청한 것은 광고 기획사의 놀음에 당한 이들이겠지. 대략 세자리수 억원은 넘지 않았을까? 추산해본다.
멍청한 이들의 돈을 벽에 바르는 행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네티즌들의 대부분이 뉴스 서비스 그 중에서도 스포츠 신문의 자극적인 기사를 좋아한다는 것을 포착한 파란은 5대 스포츠 신문지와의 독점 계약이라는 다소 엽기적인 행위를 시작한다. 애초 네이버에서 2천만원, 다음에서 2천만원 등 5대 포털 사이트로부터 1억원 씩 받던 스포츠 5개 일간지들은 파란의 제의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한달 1억원씩 2년치! 즉 24억을 한꺼번에 주겠다! 5대 일간지는 언론 노조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계약을 하였고, 곧바로 아테네 올림픽이 열리면서 성공을 하는 것처럼 비춰졌다.
위의 그래프는 올림픽 기간중에 반짝한 파란의 트래픽을 보여준다. [#M_ more.. | less.. | 하지만 스포츠신문 언론사와 KTH 모두 네티즌들은 네이버 뉴스 스포츠 섹센에서 스포츠조선, 스포츠투데이 등의 컨텐츠를 본 것이 아니라 스포츠 뉴스 자체를 본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올림픽에 따른 일시적인 트래픽 증가는 파란의 매일매일 뉴비틀 자동차(사실 나도 좀 가지고 싶었다.) 경품에 따른 일종의 쇼였고, 네티즌들은 네이버에서 5대 스포츠 일간지 컨텐츠가 빠졌다는 사실도 잊어버린 채, 네이버, 다음으로 돌아갔다. 왜 그랬을까? 바로 노컷뉴스, 폭탄뉴스 등 중소 인터넷 언론의 약진 때문이다. 사실 그들이 얼마나 크길래 해외에 주재원까지 보내겠는가? 설기현이 영국에서 골을 넣었다는 사실을 5대 일간지의 뉴스를 보고 문장만 조금 바꿔서 네이버, 다음 등으로 송출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커다란 언론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2월 4일자 신문에 김일성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를 보고 중소 언론들이 2월 5일에 보도를 한다면 언론 소비자들은 모두 등을 돌릴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특징상 전혀 없다고 하지 않을 수 없지만 거의 없는 시차에 같은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면 이전의 좀더 익숙해져 있는 인터페이스에 자신의 몸을 담근 채 나오지 않는 것이다. 얼마전 워싱턴 포스트와 블로그 중에서 새 소식을 무엇이 더 빨리 전할까? 라는 내기 역시 이러한 언론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사람들을 크게 끌어들이지도 못한 채 120억원을 허공에 날려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김래원을 내세워 시작한 1기가 메일 서비스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게 만약 미국이었으면 대단한 히트를 쳤을 것 같다. 구글이 invitation에 의한 제한적인 1기가의 용량 제공과 메일이 페이지 내의 로봇에 의한 검색에 의해 privacy 침해 가능성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히트를 쳤음을 상기했을 때, 회원 가입만으로 1기가를 제공한다는 파란의 서비스 내용은 미국에서 “파란”을 일으켰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까놓고 이야기를 해서 일반 앤드유저 중에서 메일을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불행하게도 메일은 리포트의 저장 창고, 아니면 비즈니스 관련 결재 서류, 계약서 전송의 창구로만 이용될 뿐이다. 그들이 내놓는 서버 용량 그리고 광고비에 준하여 판단할 때 야후 메일을 이겼다고 기뻐할 때는 아닌 것 같다.
흔히 증권사에서는 리포트에서 트래픽을 유치하고 그 이후 광고 수입에 의해 포털이 움직인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키워드 시장만으로 거뜬히 구글과 야후가 10억불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처럼 파라다이스적인 한국 시장을 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파란에서 지금 ‘라식’이라는 단어를 한번 쳐보자! 검색의 상단에 있는 ‘스폰서링크’는 구글과 동맹을 맺은 이들의 사이트를 보여주는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파란의 고객이 아니다. 우측의 커다란 배너와 서포트링크 그리고 프리미엄 사이트 총 4개의 사이트만이 그들의 고객이라고 볼 수 있는데, 배너 같은 경우엔 아무리 새로고침을 계속 눌러도 한 업체만이 보이고 있다. 20만원 정도하는 ‘라식’과 같은 키워드가 이렇게 참담하게 팔린다면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자랑하는 이들 돈은 어디서 나와서 준단 말인가? 내가 워낙 산수에 약하므로 위에서 얼마를 썼고 얼마를 벌어들였는지는 계산하지 않겠다.
글쎄 파란이 절대 망할 것 같지는 않다. KT라고 하는 공룡이 뒤에 버티고 있을 뿐더러, KT도 ‘망-라인 사업’ 뿐 아니라 컨텐츠에서도 무엇인가를 쥐려고 하는 행동은 스카이라이프 지분 인수에서도 보여주었으니깐… 무엇보다 KT 토박이인 송영한 사장을 내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들이 나 같은 개미 투자가들에게 주식으로 모은 돈과 KT가 한때 공기업일 당시 모은 국민의 세금을 헛되이 쓰지 않기를 조금이나마 바랄 뿐이다.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