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경기의 승패는 선수에게 달려있다. 우수한 능력을 지닌 선수는 값이 비싸, Yankees나 Red Sox와 같은 부자 구단은 좋은 선수를 많이 보유하고, 그렇지 않은 구단은 상대적으로 Quality가 낮은 선수들을 데리고 경기를 치룬다. 즉, 경기가 시작하기도 전에 승패를 예측할 수 있는 프로스포츠는 불공정한 경쟁인 셈이다. 머니볼(Money Ball, M. Lewis, 2003년작)은 불공정한 경쟁에서 승리한 오클랜드(Oakland Athletics)의 빌리 빈(Billy Beane) 단장의 이야기이다.
값이 비싼 선수는 인기가 많아 팀에 관중 관련 수입 증대를 안겨주거나, 실력이 출중하여 팀에 승리를 안겨준다. 부자 구단이라면 이 둘 모두를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가난한 구단은 불공정한 게임을 앞두고 인기있는 선수에게 자원(Resource)을 낭비할 수 없다. 그래서 Billy는 세련됨과는 관계없이 효율적인 선수를 구입(?)했다. Billy의 선수들은 섹시한 외모는 찾아볼 수 없다.
연봉은 다소 적게 받지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값이 비싼 선수들과 비슷한 효과를 내거나, 혹은 더 나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숨은 진주를 찾아야 했다. Billy는 새로운 방법으로 선수들을 Valuation했다.
- 안타와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는 비싸다. 그리고 인기도 많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들은 안타를 치기 위해 공격적으로 스윙한다. 팬들은 볼넷에 환호하는 경우는 없고, 소극적인 선수들이 경기를 지연시킨다고 생각한다. 타자를 평가하는 가장 대표적인 잣대인 타율에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은 담겨있지 않다.
그러나 한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면 안타를 쳐서 1루를 나가는 것과 볼 4개를 골라서 1루에 나가는 것은 점수를 얻기 위한 측면에서 보자면 똑같다. 오히려 볼 4개를 골랐다는 것은 상대 투수의 힘을 소모시킨 의의가 있는데, 만약 9명의 타자들이 선발 투수로 하여금 매타석 6~7개의 공을 던지게 하면 100개를던질 수 있는 투수는 채 2 cycle을 돌기도 어렵다. Billy는 인내심과 선구안을 지녀 삼진을 잘 당하지 않고, 볼넷을 잘 골라 출루율이 높은 인기없는(?) 선수를 좋아했다. 팬들은 좋아하는 공격적으로 초구부터 배트를 휘둘러 안타를 치는 선수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Billy가 그토록 원했던 현 Boston Red Sox의 Kevin Youkilis나 현재 Oakland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Jeremy Brown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재는 기아 타이거즈에서 뛰고 있지만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최희섭 선수 역시 Billy식 Valuation에서 뛰어난 선수였다. Billy Beane의 브레인역할을 했던 하버드 출신의 폴 데포디스타 (Paul Depodesta)는 LA Dodgers의 단장을 맡고, 팀의 영혼이었던 Paul LoDuca를 보내고, 최희섭을 데려오기도 하였다. 물론 희섭은 안타깝게도 더이상 성장을 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러나 최근 그의 홈런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 투수를 평가하는 방어율은 투수만의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투수가 타자에게 hit를 허용한 In-field이후에 안타가 될지, 아웃이 될지 여부는 수비수에게 달려 있다. 에러를 범할 경우 비자책점으로 기록을 하기도 하지만, 에러는 스포츠를 통틀어 야구에만 존재하는, (농구의 Turn over는 공격권이 넘어감을 의미하므로…) 주관적인 관점이므로, 충분한 보정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Billy는 Infield상태는 철저하게 무시하고, 삼진, 피볼넷 그리고 피홈런으로 투수를 평가했다. 맞춰 잡는 유형의 투수는 Billy가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현재는 Tampa Bay에서 뛰고 있는 Chad Bradford가 Billy가 좋아했던 ‘자기 완결형’ 투수였다. 그는 수년간 Oakland의 Bullpen을 책임졌고, Boston으로 트레이드되었다. 한편 그는 Bullpen의 투수들은 평균 이상일 경우에는 많은 Save point를 거두어 가치를 올리고, 다른 팀에 비싸게 판매한 사례였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기업의 매출을 확 늘려놓아, 다른 기업에 비싸게 파는 꼴이라고 할까?
Seo & Heeseop Choi in 2005
Billy는 스카우터들의 직감에 의존하던 기존의 선수에 대한 평가,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야구는 총 27의 아웃 카운트를 가지는 게임으로서(그의 눈에는 Bunt로 아웃 카운트를 낭비하고, 도루를 하며 아웃 위험을 무릎쓴 2009년 WBC 한국 대표팀이 이해가 안갔을 것이다.)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을 했다.
인간의 능력과 정신력(Mentality)에 달려 있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과학과 통계가 지배할 수 있는 점이 야구의 매력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