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영어 교육의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분명 영어 능통자에게 군복무의 혜택을 주려고 한 인수위의 아이디어는 잘못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영어 구사 수준만으로 큰 혜택을 받고 있는 자들이 많다. 그들에게 더 큰 혜택을 준다는 것은 일반인들로 하여금 더 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할 뿐이다. 더더욱 군대 문제라니…그러나 경솔한 아이디어로 중요한 이슈를 정치적으로 가리고 있는 느낌이다.

주된 이슈는 과연 온국민이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여부이다. 이전까지 나의 이상적인 모델은 ‘일본형’ 모델이었다. 통역, 번역 전문가를 양성하여, 국민들이 자국어로 세계의 정보를 접하는데 부족함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영어 교육 수준을 높여, 분명 영어를 잘 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인터넷 시대에 영어로 생산되는 정보의 양 때문이다. 기계 번역은 96년, 서울대 자연언어연구소의 Tranie를 썼을 때나, 구글 번역을 쓰거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체감적인 기계 번역의 발전을 느낄 수 없다. 결국 사람의 번역에 의존해야 하는데, 정보의 방대한 양으로 모든 컨텐츠의 번역은 불가능하고, 다양한 컨텐츠에 대한 접근성의 제한은 결국 세계인(영어를 쓰는)과 한국인 사이의 지식의 갭을 넓힐 뿐이다. 더욱 두려운 점은 참여의 시대에 지식 생산의 주체로서 한국이 소외되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세계인과의 커뮤니케이션때문이다. 일본식 제조업 시절에는 개별적인 연구 개발을 통해 연구개발 잘해서 잘 팔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읽어야 하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재료를 찾아야 하며, 아이팟스러운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세계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단절은 국가와 기업을 고립시킬 뿐만 아니라, 생존에도 큰 위협을 가한다.

필요성이 있다면 분명 영어 교육을 업그레이드해야 하지만, 사회 혼란과 코스트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네덜란드를 벤치마킹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교육 시스템은 기초회화반과 심화독서반 등으로 우열반을 나누어 효율적인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방과후에는 TV를 통해서 더빙이 아닌 자막을 읽고, 영어 잡지, 신문 등을 쉽게 읽는 등 배운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분명 우리 실생활에도 이처럼 변화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무리해서 유학생들에게 ‘부’를 안겨줄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