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증시의 매력 상실과 코스피에 시사하는 점

2007년 5월 8일자 파이낸셜 타임즈(ft.com)에 재미있는 기사가 실렸다. 뉴욕에 이어 세계 2위의 총액 규모를 자랑하는 도쿄 증시가 왜 매력을 잃었는지에 대한 분석 기사였다. 일본 정부는 도쿄가 금융 허브로서의 기능을 좀더 가지기를 원하지만, 외국 기업들은 그들의 증시에 상장을 하지 않으려 하고, 일본에 진출하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일본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뉴욕 증시의 19.8%가 외국 기업이고, 런던 증시의 10.5%가 외국기업인데 반해, 도쿄 증시는 1%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 기업들은 일본에 상장하기 위해서 일본 기준에 맞추어서 회계 장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Financial services agency는 그 기능이 서비스라기 보다는 규제와 감사에 가깝다. 지독하게 관료주의에 물든 이 기관을 상장사는 두려워 하고 있다. 또한 언어적 장벽은 통번역 등에 많은 시간과 돈을 지불하게 한다.

일본 증시 자체의 변동성은 너무 낮다. 단카이 세대의 은퇴 자금은 자국 증시가 아닌 수익형 부동산 혹은 국채 등으로 몰렸다. 일본인 그 누구도 위험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는다. 매력없는 시장에 외국계 금융사가 도쿄의 비싼 지가를 지불하면서 진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런 복합적인 요인으로 말미암아, 도쿄는 뉴욕, 런던에 이어 홍콩, 싱가폴 등에 밀려 세인들의 관심 대상 밖으로 밀려났다.

기사가 재미있던 이유는 일본 도쿄를 서울로 치환시켜도 어느 정도 들어맞는다는 점이다. 약간의 비판을 더하자면, 정부는 해외펀드에 가입해 홍콩에 돈을 부을 생각만 하고, 중국을 비롯한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에 대해서는 고민자체를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간의 위안을 삼자면, 한국인들은 일본인에 비해 좀더 모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우리가 가야할 길이 런던 혹은 도쿄의 지난 행보인지는 명확하다. 단, 당신이 배당금을 받지 못하고, 주가가 떨어진들 국가 경제에 이바지했으면 만족한다는 애국주의적 투자자가 아니라는 전제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