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프.

홍콩 친구에게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물어보았을 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knowledge!’

현대 사회에서 지식의 정도가 부의 척도가 된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내가 세계 경제 흐름을 좀더 일찍 쫓았더라면, 엔캐리 트레이드와 중국 주식 투자, 미국 부동산 주식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하지 않았을까? 나는 트렌드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조금이라도 그 뒤꽁무니를 잡기 위해 노력중에 있다.
이 아이디어를 확대해서 생각해보면 가난한 자들 혹은 이 사회에서 소외받고 있는 자들도 약간의 지식이 있다면 경제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사람이라는 동물이 참 영악스러워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으로 무엇인가를 해서 성공하게 되면, 꼭 자신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기 마련이다. 그들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고기를 스스로 잡기 시작하면,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게 되고, 결국 자신감을 바탕으로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사이프라는 동아리가 있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가난한 이들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한다. 예를 들면 베트남 이민자들이 스스로 베트남 요리 재료를 인터넷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관련된 지식을 제공하는 일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들을 동정어린 눈으로 바라보지 않고, 대등한 위치에서 지식 전달자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싸이프인들은 그들이 창출해낸 지식과 전달 방법을 가지고 세계에서 경쟁을 하는 멋진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학교를 더 다닐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런 멋진 동아리에 몸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사이프의 접근 방법은 우리의 대북 지원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