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쿨한 도시, 암스테르담

옆방 모 친구가 내게 묻는다. 자신도 부활절 방학 때 암스테르담에 너무 가고 싶다고…도시의 쿨함을 몸소 느껴보고 싶다며, 초롱초롱한 눈으로 내게 묻는다. 그런데 암스테르담은 어느 나라에 있는 도시냐고?

개인 기부금이 17억 유로, 기업 기부금이 23억 유로에 달하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자 오렌지 져지를 입고, 공격적인 축구를 하는 곳 네덜란드 그리고 도시의 거리 곳곳에 마리화나 냄새가 가득한 자유 분방한 도시 암스테르담. 괴리감이 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괴리감을 조금이라도 빨리 직접 느끼고 싶어서, 그리고 저렴한 노팅엄-암스테르담 간 비행기표 덕분에 나의 첫번째 행선지는 암스테르담으로 정해졌다!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왔던 친구(추후 사진으로 등장!)에게 메신저로 나는 세상에서 쿨한 도시로 떠날꺼라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한 후에,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숙소에서 나와 처음 맞는 웅장한 광장의 탑!
암스테르담에서 센트럴스테이션과 함께 바로 이곳 DAM 광장의 위치(사진)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 있는 암스테르담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광장에는 각기 다른 나라에서 모인 수많은 사람들로 인파를 이룬다. 거리를 거닐며, 유심히 살펴보면 거리의 예술가들이 수많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물론 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댓가는 예의상 조금이라도 표현을 해주어야 겠지.

네덜란드에서 운전할 때는 자전거만 조심하면 된다고 친구가 조언을 해주었다. 그만큼 국민소득 3만 5천불의 이 나라에서는 출퇴근 및 통학 수단으로 자전거를 즐겨 이용한다. 나라 전체가 평평해서 자전거를 이용하기에 이만큼 안성맞춤인 곳도 없다. 센트럴 스테이션 근처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다.

글쎄…보는이의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그들은 그들이 식민지로 지배를 했던 인도네시아에 대해 지금도 저렇게 공부를 하고, 그들의 문화를 느끼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서 보이는 인도네시안 레스토랑 역시 일종의 문화적 갈증의 해소구라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많이 받았던 질문중 하나가 어디서 보았는지 최근 독도 문제로 촉발된 한-일간의 갈등과 교과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였다. 내 의견이 한국인 전체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의 잘못을 꼬집기도 하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잘못도 지적한 후에 종종 내 생각을 밝히곤 했는데, 식민지 역사를 대하는 일본의 태도와 네덜란드의 이런 자세는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독일에게 식민지의 아픔을 당했던 그들이 인도네시아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겠지…오른쪽은 바로 안네 프랑크가 숨어서 기거하던 집.

도시 전체가 해수면보다 낮은 암스테르담은 수로의 도시이나 베니스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베니스가 전통을 간직한 채, 건물간의 조화를 중시했다면, 암스테르담은 화려한 건물 그리고 모던한 건물 등 각기의 개성을 살리되, 수로와 보트들과 묘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 있다.

왼쪽의 건물은 시청 부속 건물로 기억한다. 가운데에 보이는 트리플X(XXX)는 바로 암스테르담의 상징이다. 오른쪽은 작은 디자인 박물관이었는데, 오전에 저렇게 창문을 활짝 열어놓은 모습이 너무 정겨워 한 컷 찍었다.

나만의 느낌이겠지만 동양의 창문 양식이 묘하게 결합된 멋진 걸작! 건축에 대해 아는 것은 전혀 없으면서 단지 내가 주욱 보아 왔던 그것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나는 아무 생각없이 건물들을 물크러미 쳐다보곤 했다.

그런가하면 이렇게 컬트적인 건물도 있다. 테러로 인한 우리네 가슴속의 깊은 두려움을 이렇게 웃음으로 터져나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돈을 쥐어줘야 포즈를 취해주던 아저씨. 2002년 월드컵 직후, 거스 히딩크의 형 한스 히딩크가 자신의 마을을 한국인을 대상으로 관광상품화하자,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다. 돈을 모으는 데에는 천부적인 기질을 지녔다는 화상의 후예들.
네덜란드에서 참 흑인 그림 그리고 사진을 많이 보았다. 흑인-백인 커플도 다른 어느 나라에 비해 눈에 많이 띄었고, (지독할 정도로 문을 잠그고 있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그들의 열린 마음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그림이다.

사진을 보고 바로 눈치를 챘겠지만, 마리화나가 합법인 이 곳에서는(단, 암스테르담에서만 합법이다. 타 지역에서는 불법!) 다양한 파생상품을 판매하고 잇었다, 캔디, 초콜렛, 케익, 녹차 등등 셀 수가 없었다. 영국에서 관광온 관광객들은 그들 나라의 암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싼 이곳에서 제법 많은 양을 구입하고 있었다.
정작 마약에 취한 더치인들은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이곳에서 대다수가 성적 소수자일 것이란 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흐르는 물은 결코 썩지 않는다. 대다수의 네덜란드인들은 호기심으로 어릴 적 한두번 경험해보고, 다시 평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막으면 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 아니던가?

이태리-다빈치, 영국-쉐익스피어의 공식이 성립된다면 네덜란드는 고흐 그리고 램브란트가 아닐까? 싶다. 도시 곳곳에서 그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데, 건축학적으로도 예술이지만 약 200여점의 반 고흐의 일대기별 그림을 순차적으로 볼 수 있는 반 고흐 박물관이 개인적으로 퍽 좋았다. 왼쪽은 가난한 미술가였던 그러면서 눈빛은 살아 있었던 그의 모습을 닮아 있을 것 같은 암스테르담 거리의 한 예술가에게 조심스럽게 부탁드려서 찍은 사진!
램브란트는 올해가 탄생 400주년을 맞는 해라 도시 전체가 들썩였다. 반 고흐 박물관에서는 그와 반 고흐 간의 접점도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램브란트의 집과 작업실은 부쩍 많은 이들로 붐볐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의 작품 대부분이 대영박물관과 르브르에 소장되어 있다는 사실!

부쩍이나 사이가 좋아 보였던 4 친구! 한국에 두고온(?) 친구들이 그리워 한 컷 찍었다. 저멀리 종종 타고 다녔던 트램이 보인다.

일주일 동안 패스트푸드 혹은 캐밥만 먹은 탓에 영양소가 불균형을 다소 이룰 수 있을 때, 타이밍좋게 찾아간 아르헨티나 스테이크 레스토랑. 손바닥만한 스테이크에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그런데 나의 스테이크를 기다리는 이 고양이의 눈은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미국 뉴욕 뒷골목에서 발생되어, 전세계 젊은이들의 욕망의 분출구로 발전한 그래피티. 영국의 그래피티들의 메세지에 충실하고 있다면 더치인들에게선 시각적 즐거움에 충실하고 있다고 할까?

직접 걸으며 느끼는 여행의 즐거움은 사진 혹은 다큐멘터리에서 보이는 뻔한 여행지보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신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 아닐까 싶다. 호텔 뒤 뒷골목과 남미에서 건너와 공을 너무도 잘 다루던 예술인 한 컷씩!

쥐어 짜서라도 네덜란드의 건물과 수로를 기하학적 시각으로 담은 Hill의 그림을 한 컷 사고 싶었지만, 경제 사정상 그리고 여행이 많이 남았는데, 보관하기가 곤란할 것 같아서 관두었다. 암스테르담에서 느낀 자유로움 그리고 교훈을 간직하고 싶었는데…마지막 아쉬움이 잔뜩 묻어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