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기숙사.

영국은 보통 대학교가 3년제로 이루어져 있다. 영국뿐만 아니라 영국의 손길이 닿았던 호주나 홍콩도 마찬가지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직 그쪽 출신 친구들을 만나보지 못해서 확인이 불가능하답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1학년때 기숙사 생활을 하고, 일년 동안 마음에 맞는 짝을 찾아 5~6명이서 나와서 남은 이년동안 함께 자취를 한다. 이 곳 노팅엄대학은 캠퍼스 베이스여서 그런지, 단과 대학별로 뭉치는 것보다, 자신이 어디 기숙사 출신인지를 더 중요시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당연히 자신의 기숙사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

내가 살고 있는 Willoughby Hall은 기숙사에 함께 사는 학생들끼리 후디 셔츠도 맞추고, 우리 기숙사팀의 운동부를 응원하는 응원가도 있다. 파티를 해도 기숙사에 같이 사는 애들끼리 기숙사 내에서 혹은 단체로 택시를 탄다거나(영국은 택시를 6명까지 탈 수 있다.) 술집에서 대절해준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층버스를 타고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며, 시내를 가로질러 나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연대에 와있는건지, 영국에 와있는 건지 헷깔리는 경우가 많다는…

<이해를 돕기 위해 나의 방 사진 첨부. 사진찍기 위해 부랴부랴 책상 정리 후. 방의 컨셉은 옆방 친구에 의하면 노란색 벽에 빨간색 카페트, 커튼 그리고 침대까지…완전 맥도날드!>

방은 보통, 아담한 사이즈에 책상 하나, 책장 하나, 침대 하나 그리고 간단한 세면대로 이루어져 있다. 세면대가 옆 사진처럼 이렇게 함께 있으나, 결코 교도소같지는 않다. 참고로 저 위의 Man Utd 머플러는 시내에서 60% 세일하기에 덮석 사버린 응원 도구. 후에 유용하게 쓸 날이 오겠지! 날씨가 썩 좋지 않아 어느 방이던지 태양이 뜨는 날이면 빛을 흠뻑 쬘 수 있도록 큰 창문이 턱하니 책상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보통 영국의 기숙사는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하는지가 밖에서 훤히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 신기한 것은 밖에서 쳐다보다 안에 있는 사람이랑 눈이 마주치면 어색할 것 같은데, 여기는 그냥 씩 웃어준다는.

방학동안에는 대부분 방을 비워줘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이때 어떻게 해야할 지 꼭 체크해야 한다. 짐을 어디다 두느냐가 최대의 관건이다. 나도 부활절 방학 때, 한달동안 산같은 짐을 싸고 방을 비울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 돈을 어느 정도 더 주면, 방에 머무를 수도 있으나, 이때 밥은 제공이 안되고, 친구들은 전부 밖으로 나가 심심하고, 마땅히 밥을 해먹을 주방도 없기까지 하나 비싼 방값만 계속해서 나가게 되니, 비추천이다.

영국에 유학을 오게 되어, 쉐어룸이 아니라 영국 친구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어졌다고 실망하지 말자. 일단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1학년생들의 수면시간, 알코올 섭취량 등의 라이프사이클을 따라가기가 버거울 뿐더러, 같은 지붕에 살게 된 이상, 기숙사에서 나오는 밥만 같이 먹더라도 어울리기가 무척이나 편하다. 그리고 사실 영국애들은 쉐어룸 거의 안한다. 쉐어룸을 쓰는 경우는 대부분 외국학생들과 외국학생들! 비교적 고가(?)인 영국 물가를 생각하면 하루 세끼 꼬박 챙겨주고, 점심 못먹을 것 같으면 샌드위치에 요플레까지 싸주는 기숙사의 가격이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니 안심하고 와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