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University of Nottingham

누가 영국의 날씨가 우울하다고 했는지…
초기에는 늘 4시면 캄캄해지고, 밝은 날도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요새 들어서는 계속 해가 나고 있다. 덕분에 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가는 시간도 늘어가고 있다. 오늘은 메인 캠퍼스인 University Park의 전경을 찍어 보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정문이라 부를 수 있는 문이다. 늘 서문으로만 다니기에 다닐 기회가 없었는데, 참 운치있고 멋있다. 작아보여도 실제 문의 크기는 상당하다.

본관 정도로 부를 수 있으려나?? 매시마다 저 곳 정상에서는 큰 종이 울리고, 수업이 시작됨을 알린다. 종소리가 워낙 커서 저 밑을 지날 때는 노틀담의 곱추가 꼭 내려다 볼 것 같은 웅장한(?-비유가 이상하네.) 느낌이 든다.

오늘의 사진 촬영 주된 장소는 바로 학교 중심부에 위치한 호수이다. 세계 최고의 조깅 코스로 각광을 받는 이곳은 물에 비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절로 감탄이 나오게 만든다.

호수에 빠지지 않는 주인인 오리들. 소문에는 한 중국 학생이 오리를 잡아다 먹고, 퇴학을 당했다고 하는데, 소문의 진위 여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옆의 숲은 거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숲 수준이다. 청설모나 산비둘기 등이 끊임없는 움직이기 때문에 음산한 분위기를 연출해 낸다. 나무에 비친 작은 햇살 하나에 생명은 지속된다.

왜 중국 친구들이 오리를 잡았는지 알겠다. 너무 많아서 한마리 정도는 슬쩍해도 모를 것 같다. 거기다가 워낙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푹 쉬어서 애들이 모두 포동포동하다.

호수를 멀리서 관조해보면 한장의 엽서 그 자체이다. 사진 기술의 부족으로 이를 제대로 렌즈에 담아내지 못하는 내 사진 기술을 탓할지어다.

영국은 참 습한 나라이다. 습한 기후속에 자라나는 이끼들. 참 이끼들이 나라를 잘 만난 듯한 느낌이다.

영국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그 이글거리는 젊음을 나는 느끼고 싶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답다. 사진 못찍어 놓고, 자꾸 혼자 감탄하는 내가 우습기는 하다.-_-;

영국 친구에게 왜 잔디가 겨울에도 죽지 않냐고 하자, 잔디가 어떻게 죽냐고 반문을 해온다. 연중 습한 기온 덕분에 스프링쿨러가 필요없는 나라. 덕분에 폴로, 골프, 축구 등 잔디에서 하는 스포츠가 발달했다. 습하고 우울한 기후+잔디, 연중 아름다운 날씨+맨땅 중 선택하라면, 요새의 나라면 잔디를 선택하겠다.

아까 보았던 본관에 해당하는 트렌트 빌딩! 사진 찍기 각이 정말 안나오는 빌딩 중에 하나이다.

학생회관에 해당하는 포틀랜드 빌딩, 각종 서적, 문구류 등에서부터 학생회와 관련된 업무 그리고 은행 업무까지 모두 이곳에서 해결한다. 사람들은 어찌나 친절하던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잔디밭에서 휴식을 마치고, 호수로 들어가는 오리 떼를 만났다. 잔디밭에서 머리 푹 집어 넣고, 낮잠 푹 자는 모습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절로 든다. 일렬로 줄지어 입수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비상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