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노팅엄으로 가는길.

상대적으로 길었던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역시 일이 닥쳐야 시작을 하는 나의 몸에 밴 습관 탓에 다소 빡빡하게 모든 일을 처리했던 것 같다. 생전 처음 유럽을 밟아 보니, 다소 미흡했던 점도 있고, 오버해서 준비했던 점도 있기에,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1. 학생 비자
영국으로 오기전, 가장 우려했던 점이 바로 비자가 아니었나 싶다. 웹을 검색해보면, 악명높은 영국대사관에 대한 불평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칭찬은 인색하고, 작은 불평은 크게 소리치는 법. 영국 대사관의 직원들 닭살돋듯이 잘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평이 나올 정도는 아니다. 그들의 업무 특성상 다소 차갑게 보이는 점은 인정해주어야 한다.
하루에 선착순 40명밖에 비자를 신청할 수 없는 까닭에 본인은 새벽 6시반에 대사관에 방문을 했다. 그랬듯이 대기 4번. -_-; 놀라운 사실은 9시가 되어서도 20명이 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보통 8시 반까지 가면 안전하다. 오버해서 새벽달을 바라보며 비자를 받을 필요는 없다.
나는 병원비가 공짜이고,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6개월 정도의 체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비자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법이 바뀌었는지 학교 당국의 관계자는 1년 이상의 강의를 들어야 NHS(National Health Service)가 공짜라고 한다. 안 아프는 방법외에는 없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들이다. 꼼꼼히 챙기는 것이 필요하다.

(1) 비자 신청서
샘플 – http://www.londonuhak.com/preparation/02visa_sample.php
를 가면 친절하게 나와 있다. 여기에 나와 있는 대로, 특히, My father will fully support me all expenses living in the UK.는 피식 웃음이 나오는데, 영국애들도 집의 도움을 많이 받으므로, 괜찮은 표현이다.ㅋㅋ

(2) 재정증빙서류
일단 돈이 많은 것을 고르면 되며, 보통 6개월 체류라면 1500만원 정도 통장에 3개월 정도 전부터 있으면 된다고 한다. 친척이나 앞집 아저씨의 재정 서류도 되며, 관계를 증명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이트에서 영문을 끊어 오라고 하는데, 한국어도 괜찮다.
소득증명서류(재직증명서, 사업자등록증)은 영어로 끊어야 하며, 회사에 재직중일때는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도 카피해서 내야 하며, 원본증명필! 도장이 있어야 한다!

(3) 여권 원본 (구여권 포함~)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번에 비자가 들어가는 여권만 가져가고, 구여권을 가지고 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전 여권을 꼭 가져가야 비자를 내어 준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4) 입학허가서
요새 대다수의 학교에서 입학허가서를 인터넷으로 발급해주고 있다는데, 대사관에서 이를 절대 받지 않고 있다. 조금 귀찮더라도 학교에 전화를 해서 얼릉 보내달라고 보채는 것이 좋다.

(5) 신분증명서
대다수의 학교에서 영문으로 재학증명서를 발급해주고 있다! 1,000원이면 ㅇㅋ~

(6) 여권용 사진
다소 폼이 나는 영국 여권에 들어갈 사진이므로 폼나게 찍는 것이 좋으나, 흰색 바탕에 종교적 이유를 제외하고는 어떤 악세사리도 하지 않은 사진을 찍어서 낸다.

(7) 신청비
날이 갈수록 환율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보통 16만원 전후라고 생각하면 된다.

모든 서류들은 대사관이 가지므로, 특히 입학허가증의 경우, 카피본을 내면 원본은 대조해보고 그 자리에서 되돌려 준다. 대사관에 들어가자마자 착불용 택배 용지를 자기 집 앞으로 쓰게 된다. 4천원인가 그렇다. 영국 비자 하나 받아놓으면 여권이 산다. 다소 귀찮더라도 꼭 자기가 직접 받아보자!

2. 국제면허증
혹시 모르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국제면허증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발급받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의 면허증과 사진 하나 그리고 돈만 가지고 주변의 지역 운전 면허시험장을 방문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발급해주며 유효기간은 1년이다.

3. 생필품
영국와서 놀란 것은 편의점과 마트 간의 가격차가 심하게 크다는 것이다. 하루 마음 먹고 마트에 가서 웬만한 생활 필수품은 최근 환율 영향도 있겠지만 한꺼번에 구입하면 영국이 오히려 더 싸다. 참고로 현재 Volvic 물이 1리터에 400원 정도? 샴푸도 헤드&숄더, 비달사순 등 없는 것빼곤 다 있다. 괜히 짐 많이 들게 사올 필요가 없다.

<알프스물 볼빅은 정말 싸다!>

4. 비행기표
일단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출발 10일전까지 예약은 해놓되, 결제는 하지 말아라라는 것이다! 브리티시 항공사에 전화를 하면 종종 특가 상품이 나오는데, 가격차이가 30만원 정도 난다. 물론 인터넷 최저가인 투익과 비교했을 때!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투익에서 예약을 하고, 결제를 하지 않고 기다린다. 그러면 결제 언제언제까지 안하면 취소될 것이란 협박성 문자가 오는데, 씹는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결제하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취소해버리지는 않더라. 그러다가 브리티시 항공사(02-774-5511)로 주기적으로 전화해서 특가 상품을 문의하고 기다리다가 나오면 바로 캐취하면 된다.
특가 상품이 나왔다는 것은 아마도 많은 이들이 그 날 출발을 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겨울, 여름은 성수기라고 포기 하지 말고, 겨울방학에 출발한다면 설날 오전!, 여름 같은 경우엔 휴가의 끝무렵, 모두가 돌아올 때를 노려볼만 하다. 특가 상품을 타고 가면 비행기 안에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혜택을 누릴 수가 있는데, 먼저 웬만한 짐 초과는 그냥 봐준다. 나는 31kg이 나왔는데, 이는 20kg이 한계인 항공사 정책에 무려 52%가 오버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냥 아무런 제지없이 입장했다. 직원분께 돈없는 유학생이라는 점을 강조한 채로…

<나의 31kg은 브리티시에어웨이스 항공사에서도 주요 표적이었나 보다!>

그리고 워낙 비행기안에 사람이 없다 보니, 나는 제일 뒷칸의 의자 4개의 팔걸이를 올린 채, 두다리를 쭉 뻗고 퍼스트클래스보다 더 편하게 푸욱 자면서 왔다. 스튜어디스들도 손님의 편안함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영국 그리고 일본 스튜어디스들이 나에게 오히려 이를 장려해주었다.

<경유를 하게 되면 이런 아름다운 일본의 산도 보너스샷으로 바라볼 수 있다.>

5. 코치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은 인천공항처럼 런던 중심부에서 다소 떨어져 있다. 히드로 공항 내에 시외 버스 터미널 같은 곳이 내장(?)되어 있으므로, 영국 어느 곳이던 편하게 여행할 수가 있는데, 미리 예약을 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어서 좋다.
http://www.nationalexpress.co.uk
에 가면 온라인 예약할 수 있고, 이를 프린트해가면 바로 보여주고 타면 된다. 주의해야 할 사항은 어림짐작하지 말고 무조건 물어보라는 것! 나도 도착지가 노팅엄이 아니라 다음 버스겠거니 하고 기다리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 대다수의 영국인들은 친절하게 알려준다.

<히드로 공항의 도착장소는 예전 김포공항의 울컥하던 그곳을 연상시킨다.>

6. 전기장판
생필품을 많이 줄여서 자리가 생겼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기장판을 넣어라. 원래 춥게 사는 앵글로 섹손 족 애들이라 겨울에는 다소 추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물론 이들과 비슷하게 살 수 있지만 따뜻한 잠자리를 오랜 여행의 여독을 한번에 풀어주는 마법과 같은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