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버는 컨셉 자체가 잘못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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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쿨한 광고다. 톤&매너도 좋고, 광고가 전달하는 메세지도 이해가 부드럽게 된다. 하지만 만약 메세지 자체가 잘못되었다면? 초기 플래시 메모리 MP3플레이어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테이크아웃’ 개념은 필수적이었다. 용량은 한계가 있었으므로, 이전에 들었던 음악은 지우고, 오늘 들을 뮤직 컬렉션을 커피 담듯이 담아야 했으니깐…

그러나..음악을 매번 담는 것이 얼마나 귀찮은 일이었던지…그것도 회사에서 꼽고 있으면 옆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크래들이 아니라, 폼 안나는 케이블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 꼽고 매번 드래그 앤 드롭으로 음악을 옮길 고민을 해야만 했던 기억이란…

누군가는 테이크아웃을 외쳤고,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는 5,000 sons in your pocket을 외쳤다. 나역시 어느 소비자가 평생 들어도 듣지 못할 노래 갯수에 신경을 쓰겠냐면서 비웃었지만 이들이 결국 음악 휴대의 개념을 테이크아웃에서 쥬크박스로 변형시켰다. 듣고 싶은 음악이 있거나 CD가 생기면 Itunes를 통해 단 한번만 번거롭게(?) 변형 버튼으로 옮겨 넣으면 된다. 그럼 언젠가 헤매고 헤매다가 플레이리스트에서 나온다.

차이는 명확하다. 굳이 비유하자면 마치 히트곡 모음 CD만을 듣는 느낌과, 오래된 카페에서 다음곡을 전혀 예상못하면서 흘러간 팝송을 음미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잠깐 애플 변명을 하자면 애플을 용량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애플 철학을 이어가기 위해 셔플을 출시했다고 본인은 믿고 있다. 정답은 없지만 초기에는 히트곡 듣다가 조금 지나면 라디오에서 내가 오래전 가슴 아리게 들었던 노래가 흘러나올 때의 느낌을 그리워하게 마련이다.

광고 컨셉은 어떠한가? 김태희 양같은 빅모델이 나왔다가, 갑자기 DOTMAN이 나와서 테이크아웃을 외친다. 지면 광고는 전혀 다른 톤&매너로 애플을 씹어 먹기도 하고, 포르노 배우가 무거운 과제를 쥐어 주기도 한다. 이어폰에서 시원하게 샤워기를 튼 듯 음악이 나오기도 한다. 악세사리들은 마치 아웃소싱 업체들이 서로 자사 기술 경쟁이라도 하듯 저마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아이리버 자체의 디자인을 부정해버린다.

아이리버, 컨셉존 이미지는 괜챦던데, 처음부터 다시 이미지 컨셉 잡을 궁리하고, 일관되게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소비자들은 아이리버라고 했을 때, 불행하게도 떠오르는 이미지가 너무나도 많다. 특정한 요인을 기대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