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Steve가 맥미니와 셔플의 성공에 고무되어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정책에 맛을 들인 것일까? 아니면 더이상의 MP3플레이어 업계에서 기술적 혁신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천천히 기술적 한계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번 발표를 단행한 것일까?
솔직히 실망감이 컸다. 아이팟이 나왔을 때는 “아! 클릭휠!“, 미니가 나왔을 때는 “아! 디자인!“, U2 모델이 나왔을 때는 “하드웨어와 컨텐츠의 이상적인 결합!” 마지막으로 포토가 나왔을 때는 “남들도 다가진 컬러창을 포토라고 부를 수 있는 용기!” 그나마 셔플이 나왔을 때는 “아! 가격!“이라는 감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쯧쯧 전작의 REPLAY 아니던가?
이명헌 선생님의 말씀대로 애플은 CREATIVITY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데에 익숙하지 기존의 시장을 잠식해나가는데에는 익숙하지 않다. 셔플부터 아이팟은 기존의 시장을 먹으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그나마 셔플은 맥미니와 함께 나와 그들의 함의가 잘 보이지 않았지. 하지만 이번 라인은 무엇이란 말인가?
한발짝 물러서 아이팟을 변호해보자. 미국 시장에서는 펩시콜라와 영화 그리고 뮤지션들의 끊임없는 홍보로 어느덧 온라인 음악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아이팟에 좀더 대중성을 가미하여, 기타 경쟁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자리를 굳히겠다는 의지를 주었다. 더군다나 그들 미국인들은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Mackintosh 마크가 딸린 PC를 만지며 자란 이들이 아니던가? 애플 마크에 대한 그들의 뼛속 친숙함은 이루 형언할 수 없으리라. 두발짝 더 나아가 애플 시각에서 보자. 애플은 가격 인하를 통해 한국시장에서 IT 트렌드의 리더, 메트로섹슈얼 족의 신체 일부가 되어 버린 “그” 선망하던 물건을 나도 살수있다는 자신감을 젊은이들에게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