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는 유대인 vs 비유대인의 싸움

네덜란드 아약스 팬들이 경기 중 유대인의 다비즈 별이 새겨진 플랭카드로 응원을 펼치고 있다. <출처 : Ajax Foto Side>
피파(FIFA)는 2년 전부터 인종 문제를 축구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뿌리뽑기 위해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
선수 개인의 흥분은 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관중들은 상대 선수를 흥분시키기 위해 온갖 방법을동원하며. 이에 종종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이 쓰이곤 한다.

이는 한국 선수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은 리버풀 팬들에게 ‘개고기 먹는 나라에서 온 선수’라며 놀림을 받았고. 토트넘 홋스퍼의 이영표는 맨유전 실수 이후 ‘핑퐁이나 하지 축구는 왜 하냐’는 야유를 받았으며 레딩의 설기현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 울버햄턴 시절 밀월(MILLWALL) 팬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얻어먹기도 했다.

미국식 스포츠 발전 모델을 본받아 팬 층을 가족 층으로 까지 확대하려는 피파와 각국의 축구협회로선 경기장내 인종 차별 발언이 분명 암적 존재였다. 안내요원들까지 팬들의 발언을 살폈고 구단은 폭력 팬 리스트에 이어 상습적 인종 차별 발언 리스트까지 작성하며 CCTV 등을 통해 이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네덜란드 축구협회에서는 ‘원숭이’ 등 야유 소리가 나오면 경기를 중단하고 홈팀 몰수패를 선언할 수 있는 권한을 심판에게 주었다. 선수들은 언론을 통해 팬들에게 인종 차별발언 자제를 촉구했고 다방면에 걸친 노력 끝에 적어도 흑인·황인에 대한 인종 차별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이 된 듯 하다.

하지만 유럽에서 최근 대두되고 있는 예민한 인종 차별 문제는 바로 유대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유대인이 유럽의 경제 분야에 끼친 영향은 실제로 대단했고. 축구계 역시 그들의 영향력을 비켜갈 순 없었다.

그들은 수많은 구단 창단에 기여했고 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다. 2003~2004시즌 첼시(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인수한 로만 아브라모히비치는 바로 유대인이다. 그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더이상 언급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영표가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와 같은 팀은 다른 팀과 차별되는 유대인 계열임을 매우 자랑스러워 한다. 유태인(Jewish)의 공격적인 표현인 ‘Yid’를 넣어 자신들을 유태인 군대(Yid Army)라고 부른다.

자기 팀의 새가 발톱(Spurs)으로 상대를 할퀴어 주기를 기원한다. 북런던을 연고로 한 팀들의 대부분이 유대계가 아님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십자가형 잉글랜드 국기(St. George’s Flag)의 중앙에 ‘Go! Yido!’를 새겨 넣곤 했다.

그들이 유대인 군대를 자처한다는 것은 상대팀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된다. 내가 프리미어리그 왓포드의 한 클럽에 들렀을 때 술에 취한 아저씨들이 큰소리로 “토트넘 버러지 같은 녀석들. 거세나 해버려라!”라고 외치며 노래를 불러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눈치빠른 이들은 바로 알겠지만 거세를 한다는 것은 유대인 랍비에 대한 모욕적인 표현이다.

지난 주에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의 더비 이외에 네덜란드에서 아약스와 폐예노르트의 경기가 있었다. 네덜란드 빅4 클럽 중 수도 암스테르담과 제2 도시 로테르담을 연고로 하는 두 도시간의 더비 매치는 네덜란드 최고의 경기로 손꼽힌다.

난 97년 두 팀 서포터들간의 싸움으로 어린 청년이 목숨을 잃었을 정도다. 참고로 아약스는 암스테르담의 지역번호를 따서 020. 폐예노르트는 로테르담의 지역번호를 따서 010으로 불리운다. 경기를 직접 다녀온 친구는 폐예노르트 진영에서 들려온 수많은 유대인과 관련된 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고 한다. 왜 폐예노르트 팬들은 아약스에게 유대인이라며 욕을 했을까?

아약스는 지난 1900년 창립될 때 동부 암스테르담 지역에 몰려 살던 유대인들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한다. 이후 세계 대전이 발발해 유대인을 언급하는 것 조차 금지되었지만 50여년이 지나 아약스 팬들은 스스로를 Joden(유대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비록 팬들의 대부분이 유대인과 전혀 관계가 없지만 심지어 그들은 유대인의 다비즈 별을 응원에 내세우기도 했다.

특히 국민의 25%가 좋아하는 아약스는 상대팀에게 ‘눈엣 가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폐예노르트의 팬들은 거세게 아약스를 비난했고. 아약스의 일부 팬들은 구단주에게 유대인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구단주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팬들은 이러한 유대인과 아약스의 연관 프로젝트가 모두 아약스의 구단주 야케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믿고 있다. 역설적으로 진짜 유대인 아약스 팬들은 폭력 사태를 우려해 점점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한국과 같은 단일민족 국가에서 이런 인종간의 갈등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나의 민족이 아닌. 다른 민족을 나의 심벌로 새기고 응원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다. 유대인과 축구의 커넥션은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까? 마침 토트넘과 아약스 팬들이 유대계를 매개로 자매결연을 맺겠다고 하니 이런 문제들이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