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년전만 해도 빅데이터가 유행이었는데, 이제는 AI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간이 보다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한다는 기대감이 이제는 AI가 인간 역할을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로 바뀌었다. 더욱이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에 이어 커제에게 마저 승리하며 AI가 궁극적으로 스카이넷이 될 것이란 공포감이 시나브로 수면위로 올라오고 있다.
여러가지 의미가 있으나 나는 바둑에서의 알파고 승리를 드디어 AI가 ‘전략’ 영역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데에 의미를 두고 싶다. 수억 가지의 경우의 수를 계산해서 확률이 가장 높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아닌, 상대의 반응을 예측하고, 지극히 인간적인 영역의 직관적 선택을 AI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잔인하게 들릴 수 있으나, 앞으로는 AI 관리자와 일하게 될 것이다. 야구에서 감독이나 심지어 주루코치 역할을 AI가 인간보다 잘할 수 있다.
아래 글은 AI 시대에 다음세대에게 어떤 교육을 전해주는 것이 좋을까를 알려주고 있다. 핵심은 창의력, 적응력 그리고 대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https://hbr.org/2017/06/how-to-prepare-the-next-generation-for-jobs-in-the-ai-economy
해당 글이 다른 관점을 제공해주는 것은 AI와 향후에 ‘같이’ 일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AI와 어떻게 하면 잘 어울리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서 협업을 잘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AI가 사람의 목소리를 잘게 쪼개어 클라우드에 올린 후 정밀하게 분석하는 형태로 기계와 음성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겠지만,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단언코 코딩 언어다. 더불어 개인적으로 코딩을 교육받으면, 기계가 사고하는 흐름을 이해할 수 있으니, 이상적 협업이 가능하다. 문득 파이썬과 같은 언어를 배우지 않으면, 향후에 기계를 활용하지 못하고, 결국 문맹이 될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AI와의 협업보다는 더욱 인간답게 사는 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다. AI에게 직업을 빼앗기는 건 어쩔 수 없고, 서예나 한시 등 인생의 멋을 아는 삶이 의미있지 않나? 그런 맥락에서 유명 강사의 강의를 온라인/모바일에서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이 더욱 발전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얼마전 Masterclass.com에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브 패터슨의 라이팅 수업을 90불에 수강했다. 아론 소킨의 스크린라이팅법, 고든램지의 요리법 등도 저렴한 가격에 직접 배울 수 있다. 실직 이후에는 인간의 배움에 대한 욕구가 커지리라 생각한다.
한편 인간이 실직하면, 인생의 의미를 잃고 미디어/게임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도 있다. 결국 남는 시간을 어떻게 소비하느냐 경쟁으로 치닫게 될텐데, 자극적인 미디어와 게임은 유혹의 강도가 높다. 더욱이 실직을 하게 되면 경제적 여유가 충분치 않으니, 거의 “0”에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와 게임을 선택하지 않을까? 지금도 공원 벤치에서 혼자 히히덕 거리며 휴대폰으로 미디어를 보고 있는 이들을 보면 멀지 않은 미래 같다.
AI가 실직을 야기하는데, 한가하게 게임하는 삶을 상상한다? 세금의 구조 변화로 가능하다. 기업들은 인간을 기계로 대체하며 이윤이 극대화될 것이고, 이에 법인세 수입이 아마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기본적 삶을 지켜주는 ‘기본 소득’의 재원은 바로 이 법인세로 충당할 수 있다. AI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곳은 결국 기업이라는 것이다. 미래에 우리가 좀더 주식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