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짱께.

중국 친구가 몇일전 내게 물어왔다. 인터넷에서 ccang To 혹은 Zhanggye라고 많이 쓰는데, 이것이 대체 무엇이냐고. 아마도 짱께가 영문으로 번역이 되어, 그런식으로 돌아다닌 것 같다. 어떻게 대답을 할지 망설이다가 사실대로 말해주었다. 중국인을 비하하는 단어라고.

掌柜(Zhang3 Gui4). 정확한 발음은 짱꿰이이다. 한국어로 사장님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는 짜장면의 언어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 즉, 짱께 하나 주세요! 라는 말은 수많은 화교들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의 중화요리 집에서 사장님, 전화받고 있는 당신 하나 주세요!라는 뜻이 되는 것이다. 꼬마들에게 전화받는 사장님들은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참고로 TV에서 아나운서들이 도도한 척하며, 자장면하는 것도 우습다. 자장면의 중국식 발음은 짜장면(Zha Jiang Mian, 炸酱面)이 맞다. 모택동을 마오쩌뚱이라고, 강택민을 장쩌민이라고 부르듯이, 중국음식인 짜장면의 경우, 짜장면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우리가 김치를 외국인들이 파오차이나 기무치라고불러주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 외에도 목욕을 잘 하지 않는다는 뜻과 큰 나라에서 왔다는 따구오런(Da guo ren)에서 비롯된 때국놈, 쫑구오런(Zhong guo ren)에서 비롯된 짱꼴라 등 중국인들을 비하하는 단어는 수없이 많다. 물론 중국인들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단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종종 까오리팡즈, 즉 고려방자라고 한국인을 비하하곤 한다. 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단어 사용을 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나아가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에 대한 반사이익으로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는 굉장히 좋은 편이다.

네이버에서 몇몇 뉴스의 덧글을 보고 깜짝 놀랬다. 한국인의 중국인에 대한 인식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중국인의 반응을 퍼나르듯이 중국인들도 한국인의 반응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중국 복단대학교에서 연세대학교로 교환교수로 오셔서 수업을 수강했던 왕이웨이 교수중국 언론 피닉스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인들과 중국인들의 상호간 인식 차이가 의외로 크다고 완곡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는 아시아의 협력과 평화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어느정도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상호 긍정적인 경쟁을 하는 것은 좋지만, 근거없는 비방과 문화를 문제삼으며, 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캐나다 친구가 한국, 중국, 일본이 EU의 절반 정도만 연계한다면,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조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진은 Shantou라고 하는 중국 남부의 작은 도시의 옷가게에서 찍은 한국 배우 장나라 씨의 사진이다.

덧붙임. 오래간만에 왕교수님의 글을 좀 찾아보았는데, 얼마전, 필승! 봉순이의 필승의 의미 해석에 이어, 태극기에 대한 설명까지 재미있는 글이 있다. 교수님 글들만 해석해도 올려도 재미있을 것 같다.

8 thoughts on “중국 짱께.”

  1. 직접 물어보는 상황에서는 정말 난감했을거 같네요. 짜장면의 진실은 그렇군요. 아나운서가 아닌데도 자장면으로 말하는사람도 많아졌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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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러므로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동북공정과 중국 유학생들의 사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중국을 마냥 좋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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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역사에 대한 오해가 깊어질 수록 상호간의 대화, 교류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금 우리의 처지는 저쪽 동네애들이 뭐라뭐라 한다고 반장 철수에게 듣고, 쟤네랑 이야기도 하지 말자! 라고 결의하는 것 같거든요.
      인터넷 여론을 보면, 정치와 관련해서는 언론에 대한 필터링이 굉장히 잘 이루어지면서, 왜 외교문제는 사람들이 한국 언론을 그대로 믿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님 말씀대로 많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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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글쎄요 캐나다사람의 조언..
    한중일 역사와 현재의 각국 경제적상황,한국의 남북분단상황도 연관관계가 있겠고..
    같은 전범국가지만 독일과 일본의 전후대처는 극과극을 달리고 있구요..
    EU와 터키와의 관계를 보면 한중일관계도 좀 이해될수 있겠구요..
    아시아에대한 깊은 이해없이 겉으로바라본 생각에서 나온말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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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캐나다 친구의 의견을 빌린 것은 아마 저의 생각도 친구와 유사하기에 친구 이름을 빌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역사적인 인식 차이에 따른 오해는 늘 한중일 3국의 발목을 잡아 왔습니다. 이제 당사자, 관계자들이 직접 만나 역사 공동 연구도 하고, 오해를 풀 때가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여기서 저만 하더라도, 고이즈미 정부의 대 한중 외교 정책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설명하면, 일본 친구들은 십중 팔구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들 역시 언론에 눈을 가리고 있는 까닭에 진정한 한국인, 중국인의 생각을 몰랐던 것이지요. 그들 눈에는 아마 돈 조금 더 달라고 떼쓰는 모습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상황이야 말로 한중일의 좀더 능동적인 협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단순화 시킨다면, 일본의 자본, 기술, 한국의 IT인프라, 테스트베드 그리고 중국의 어마어마한 시장 등이 결합한다면 그 효과는 굉장하겠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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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리적으로 인접한 나라들이 서로 조금은 우습게 보고, 서로 조금은 비난하기도 하며 그렇게 유럽처럼 오손도손 살려면, 서로 규모가 좀 비슷하기라도 해야 할텐데. 한중관계, 중일관계, 동아시아 3국관계를 논함에 있어서 중국의 규모는 너무도 크거나, 혹은 한국의 규모가 너무도 작지 않을까. 대등하게 비교하기는 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중국이라는 나라가 독특한 만큼, 그 주변국과의 질서도 독특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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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멘트 감사합니다. 오스카님 말씀대로 한중일 간의 관계는 다른 주변국들의 동맹 혹은 과거에 유래가 없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델은 분명 삼국 모두의 큰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구요. 핵심은 한중일 삼국 모두의 대화, 교류의 부족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서로간의 오해가 큰 만큼, 시간이 지날 수록 그 간격은 넓어지는 느낌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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