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권 관리 철저히
아마도 한국에서 여권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말은 귀가 아프도록 들으셨을 것입니다. 중국에서 한국인의 여권이 암시장에서 미화 5000달러정도에 거래된다고 하니 제가 중국인이어도 한국 여권을 구할 수만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구해 볼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으로 넘어오려는 수요가 크다는 점을 알아두시고 여권 관리를 항상 철저히 합니다. 저는 옷속에 넣고 옷을 고이 접어 장롱속에 놓고는 했습니다. 돌아다닐 경우에는 지갑에 복사본을 항상 지참하고 다녔구요. 아침 저녁으로 여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를 했습니다. 여권 관리를 1번으로 내세운 이유는 아마도 제가 일본에서 여권을 잃어버리고 고생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일단 여권을 잃어 버리면 분실신고를 하고도 1달 동안은 한국으로 못 돌아 간다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2) 중국어를 배우고 갑시다!
중국은 누구나 아시다시피 북경어를 기준으로한 보통화를 사용합니다. (물론 북경어를 기준으로 흑룡강성을 중국어 표준어지구로 정했지만 말입니다…) 절대로 영어권 국가가 아닙니다. 한국역시 영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로 유명하지만 중국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어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물론 현재 젊은이들의 영어구사능력은 유창하게 대화할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McDonald’s’도 못 알아듣습니다. ‘Coffee’ 역시 咖啡(ka fei-카페이)라고 해야 알아듣죠. 참고로 McDonald’s는 ‘麦当劳’(Mai dang lao-마이 땅 라오) 라고 해야 알아듣습니다. 일본에서는 ‘마끄로도나르도’이죠!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습니다. 여행이든 유학이든 중국에 간다는 것은 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로 전 해석합니다. 인간의 의사소통에 있어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언어를 모르고서는 그들속으로 들어갈수 없으며 언어적 감정 표현없이 느끼는 점은 피상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여행을 가는 목적이라면 간단한 의사소통이 될 정도의 중국어 실력을 지니고 유학을 갈 목적이라도 아주 간단한 것조차 중국에 외화를 지불하며 배울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어느 정도 배우고 중국가서는 ‘실전연마’를 하시길 희망합니다.
3) ‘외국인’티를 내지 말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중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중국인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는 뜻이며 그들의 삶속에서 무언가를 배우고 또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여 내 삶을 좀더 풍부하게 함을 의미합니다. 화려하게 옷 치장을 하고 머리 염색을 하는 등 굳이 그들과 구별되는 ‘외국인’티를 내는 것은 대화를 하기도 전에 그들과 나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것입니다. 우리는 외모상으로 중국인들과 거의 구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티를 내지 않는 것은 의외로 쉬울 수도 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요금(지금은 자금성-외국인 80원, 중국인 50원 -2000/9/2 밖에 남지 않았지만…)이 있기 때문에 잘만 한다면-중국인인 척하고 잘 돌아다니면- 의외로 값싸게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 요금이 없더라도 학생증을 안 가져 왔으니 중국 학생(유학생은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요금으로 해달라고 조르면 반값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4)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기본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단합니다. 거리를 나가면 젊은이들은 H.O.T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다니고 지갑에는 안재욱의 사진이 끼워져 있습니다. 또한 저는 중국 체류 기간 중 중국 친구가 가르쳐 줘서 전 부산 아이콘스의 안정환 선수가 이탈리아 페루자에 진출한 것을 알았습니다. 이때 저는 한국인이 맞냐고 중국 친구에게 한 소리(?) 들었죠. 중국에서 한국의 소식을 들으면 무척 반갑고 한국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을 느낍니다.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문화에 대해 칭찬하고 그들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훨씬 더 그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문화’라고 하면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탈랜트나 가수와 같은 연예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니면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가수와 같은 경우에는 현재 중국 소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는 미소년 谢霆锋 정도 알고 있는 것이 무척 도움이 되었고 중국내에서 인기있는 드라마 ‘청년 포청천’ 이나 ‘대명관사’ 정도 알고 있는 것 역시 그들과 이야기할 때 굉장히 기뻐합니다. 등장하는 탤런트의 이름을 외워 보는 것도 괜찮겠죠?
남자들과 이야기할 때는 축구 이야기 하나면 2시간정도는 거뜬하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제가 있던 곳에는 중국 스포츠 채널이 있었는데 거의 축구 채널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각 나라(주로 영국과 이탈리아)의 축구 경기를 중계해주고 있었으며 중국 국내 리그인 Marlboro’s 리그를 저녁 7시가 되면 베이징 유선방송에서는 北京国安의 경기를 생중계하고(참고로 北京国安의 순위는 거의 꼴찌를 달리지만 베이징 사람들의 그들 축구팀에 대한 프라이드는 대단합니다. 말조심 하시길!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왕타오’선수가 이 팀에서 뛰고 있죠.) CCTV에서는 관심을 끌만한 빅경기를 생중계합니다. 그만큼 중국인들은 축구에 관심이 많으며 유럽 축구에 대해서는 케이블 방송을 통해 한국보다 오히려 더 가깝게 접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9월 1일 축구 채널이 개국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그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는 유럽 축구를 같이 이야기하는 것도 좋고(주로 페루자의 안정환과 마밍유) 중국 국내리그를 이야기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중국 국가 대표팀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http://team.china.com 을 방문하세요.
전 2000년 7월 28일 있었던 축구 한중전을 직접 관람했습니다. 중국인들의 축구 사랑을 몸소 느낄 수가 있었죠. 물론 그날 있었던 축구 경기에 관해서는 상당히 와전된 부분이 많습니다. 한국 여자를 질질 끌고 다녔느니 단체로 한사람을 둘러싸고 가격하였느니…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제가 보았을 때 그런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응원을 못하도록 욕을 한다거나 물병을 던지는 행위 등은 있었죠. 공안 들은 퇴장할 때 우리를 둘러싸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었습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뉴스 중에는 악성 루머도 많으니 분별해가시면서 읽으시길 바랍니다.
5) 정치적 이야기…
일단 중국인들 앞에서 정치적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적 이야기란 티벳, 대만의 독립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들도 이 문제에 관해서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 깊이 알고 있고 중국인들의 생각을 알고 싶더라도 먼저 물어 보는 것은 삼가합시다. 단, 그들 역시 남한과 북한 문제에 상당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종종 물어 보는데 이때 대만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저도 아직은 티벳에 대한 중국인들의 생각을 들어 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제 친구가 티벳은 아름다운 곳이니 여행하기 좋다는 말만 해주었죠. 아,그리고 그들은 북한을 ‘조선’이라고 부릅니다. 아마도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의 약자이겠죠. 그리고 한국(남한)을 ‘남조선’이라고 부르기도 하니 혹시 듣고 못 알아듣거나 놀라지 맙시다.
6) 문화 쇼크 겪지 말자!
‘먼나라 이웃나라’를 쓰신 이원복 교수님의 말씀처럼 한국,중국,일본 처럼 그 어느 나라들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 그 어느 나라들보다 서로 다른 문화, 생활 방식, 사고를 지닌 나라도 없을 것입니다. 중국인들은 분명히 생김새는 어느 정도 우리와 비슷할 지 몰라도 생각이나 생활 방식은 우리와 너무나도 다릅니다. 예를 들면 ‘慢慢’(우리는 흔히 만만디라고 부르죠!) 늘 급하게 뛰어가는 우리의 모습과는 달리 중국인들의 삶 속에는 언제나 여유가 있습니다.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거리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담소를 즐기는 그들의 삶을 보면 알 수가 있죠. KFC 나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점에서도 그들은 할말은 다한 뒤에 천천히 걸어 나옵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맥도날드가 늘 사람으로 꽉차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아! 패스트푸드점에서는(우리가 흔히 아는 셀프 서비스인 곳에서는) 음식을 다 먹은 뒤에 절대로 자기가 그 쟁반과 쓰레기를 치워서는 안됩니다! 이유가 워낙 인력이 많아서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간에 제가 처음에 제가 먹은 것 다 치우고 나오니깐 식당 사람들이 모두 다 저를 쳐다 보더군요. 아이고 쪽팔려라! 그리고 길거리에서 교통신호가 종종 지켜지지 않아도(제 개인적으로는 횡단보도 없이 막 건너고 그러는 것이 너무나도 편하더군요!) 놀라지 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개인주의’적 성향이 우리보다 강해서(아무래도 이것은 역사와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대국 틈에 끼여 남의 눈치를 바라보며 살아온 우리나라와 ‘중화사상’을 굳건히 믿으며 자기가 늘 최고라고 믿는 중국! 아무래도 민족간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겠죠? –순전히 제 생각이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서로 자리에 앉으려고 혹은 기차에서 먼저 짐을 맡으려고 싸움이 일어날 정도로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입니다. 양보는 상상도 할 수가 없죠! 이러한 문화적 차이에 대해 상대의 문화를 경시하기보다는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내가 그들 문화를 이해하고 열린 태도를 가질 때 그만큼 뜻깊은 중국 생활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