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일 발효된 새로운 노동계약법의 핵심은 2회 이상의 노동계약 혹은 10년 이상 근무자는 종신계약을 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 임금이 약 20~30% 정도 상승한 것이다.
중국은 2005년 무역 수지 1000억 달러 흑자를 거둔데 이어, 06년엔 1400억 달러, 07년도에도 2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를 쌓아 두곤 있지만, 가치는 날이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엔 물가상승이, 국외엔 수지 불균형에 대한 외국 언론 및 정부의 압박이 중국 정부의 목을 죄고 있다. 어느 정도 손해를 보더라도 무역 수지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무역 수지 흑자폭을 줄이기 위해서는 중국에서 수출되는 상품의 단가를 높여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1)환율, (2)금리를 조정하여, 효과를 거둘 수도 있고, 제품의 생산 원가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생산 원가 중 조정 가능한 부분은 (3)세금과 (4)임금 정도가 될 수 있다. 땅값을 올려 부동산 비용을 높인다던지, 원자재 값을 폭등시키거나, 물류 비용을 증가시키는 등의 비현실적인 방안은 제외하도록 하자.
후진타오 정부의 카드는 (4)임금이었다. 이유는 산업 구조의 업그레이드 그리고 내수 진작 등 두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국내 기업의 중국 투자 형태는 다음 두가지와 같다. 모 자동차 회사는 중국 내 시장 판매를 위해 베이징에 자동차 공장을 세웠고, 모 부품 회사는 한국내 제품 공급을 위해, 칭따오에 공장을 세웠다. 후자와 같이 제품의 비용 구조 중에서 임금의 비중이 높은 노동 집약적 제품 생산 회사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노동 집약 산업은 (1)지역 경제에 파급되는 효과가 낮고, (2)환경 오염 등 외부 효과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3)베트남, 인도 등 국가의 추격을 받고 있는 산업이다. 중국 정부는 더이상 싼 임금에 의존하는 산업을 용납하기 어려웠고, 임금 인상을 통해 산업 고도화를 이루려고 했다.
후진타오의 가장 큰 고민은 빈부격차였다. 동서간의 격차는 해외 자본 투자를 통한 인프라 구축, 자원 개발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였지만, 도시 내부의 극심한 빈부 격차는 세금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중국 정부는 노동계약법의 강화를 통해, 중산층 형성의 가능성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법과 관련된 인민들의 의식 형성까지 이루려고 했다. 그들은 더이상 세계 공장의 부품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의 ‘악법’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기업들이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내수’에 있다. 중국 내수 시장의 성장은 분명 전세계에서 중국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
대다수의 경제 신문들이 신 노동계약법에 대해 부정적인 어조로 보도를 해서, 중국 입장의 긍정적인 측면을 살펴보았다. 어렵고 터프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고 있는 중국내 외국 기업인들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