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은 축구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지난 학기에 중국 저널리즘 관련 수업을 들으며, 중국인 교수님께서는 이것이 우민 정책의 일부라며 비판을 했지만, 실제로 이탈리아 세리아 A나 독일 분데스리가 등이 중국 채널을 통해서 전체가 생중계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레알 마드리드와 같은 명문 클럽들의 오프시즌 방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서도 상당히 많은 중국인들이 월드컵을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으며, 때로는 월드컵 중계를 좀더 원활하게 보기 위해 잘나가던 IT 기업에서 사표를 쓰고 나왔을 정도라고 하니, 그들의 축구 사랑이 어느 정도일 줄은 대충 짐작이 가는 바이다.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자신들은 올라가지도 못 했으면서, 질투심으로 바라보겠지라며 비판을 했지만, 사실 그들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축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역으로 한국이 조별 예선에서 떨어진 이후, 급격하게 줄어든 월드컵 마케팅을 지켜보며, 과연 우리들은 진정 축구를 사랑한 것인지 자문하고 싶다.
이번 월드컵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광고판이 있었으니 바로 버드와이저의 광고이다. 체코의 동일명의 마을과 맥주명을 그대로 카피한 이 미국산 맥주는 유럽에서 지독할 만큼 인기가 없다. 월드컵 공식 맥주이건만, 네덜란드에서는 하이네켄의 숨기는 마케팅에 치이고, 영국에서는 스텔라, 칼스버그 그리고 포스터의 인기가 더 높은 듯 하다. 말도 안되는 멍청한 광고도 한몫했겠지만, 어찌되었건 유럽인들은 월드컵 공식 맥주인 버드와이저를 월드컵 기간중 거의 입도 대지 않는다.
유럽에서 버드와이저가 공식스폰서로서 마케팅으로서 정말 망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지만 버드와이저가 언쿨하다는 생각은 사실 내가 유럽에서 워낙 다양한 맥주를 접하게 되면서 그런 생각이 든 것이지, 한국이나 중국에서는 특이한 맥주가 없을 때, 나는 버드의 단골 손님이었다. 아무래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및 월드컵 공식 맥주라는 권위가 이 빨간 병을 더욱 빛나게 했나보다.
잠시 이야기가 옆으로 샜다.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가져온 사진으로 오늘 새벽 벌어진 포르투갈과 잉글랜드의 경기에서 얄미울 대로 얄미웠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도와 그의 팀메이트인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비수 리오 페르디난드의 경합 장면이다. 그 뒤로 버드와이저의 약자인 Bud와 한자인 百威가 보인다. 영어로 Baiwei라고 있는 버드와이저의 중국식 명칭이다.
글쎄 어디에 비유할 수 있을까? 호나우딩요나 베컴이 월드컵 기간 중, 안녕하세요? 한국이 너무 좋아요!라고 피파 공식 인터뷰에서 말할 때의 느낌? 음악과 스포츠의 쿨함을 모두 갖추고 있는 미국산 맥주인 버드와이저가 중국인들은 얼마나 이쁠까? 현대자동차와 도시바 그리고 필립스는 정작 자신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 모호하게 끊임없이 다수를 상대로 광고를 하고 있는데 말이다.
EU의 모든 국민을 다합쳐도 중국의 인구에는 미치지 못한다. 큰 시장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