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컨텐츠를 짊어매고??

아마 지난 달이었을 것이다. 맥 개발자 포럼에서 사람들은 아이팟 차기 모델을 예상했고, 잡스는 보기 좋게 찬물을 끼얹었다. 타임머신 기능은 적어도 내가 기대했던 바는 아니었다. 사람들은 애플이 기술적 한계에 온 것이 아니냐 수근거렸고, 마침 잡스의 스톡옵션 부정 연루 사건이 터졌다.

갑자기 쇼타임을 하겠단다. 기자들에게 초청장을 배부하고, 다시 한번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잡스다운 간결하고 멋진 프리젠테이션으로 아이팟 나노 컬러와 배터리가 늘어난 5세대 아이팟 그리고 거실에서 가족이 함께 다운받은 영화를 볼 수 있는 ITV 등을 가지고 나왔다. 때로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큰 효과를 가져오는 법이다.

쇼타임 5분전엔 아이튠스의 뮤직 스토어, 애플스토어 온라인 홈페이지가 모두 닫혔다. 그리고 쇼타임이 끝나자 화려한 라인업들로 디스플레이를 매웠다. 심지어 새로운 TV광고까지 선보였다. 어릴 적, TV광고에서 본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어 슈퍼로 달려갔더니, 아주머니가 의아한 눈으로 고개를 저었던 아픈 경험이 있는 내게 CEO부터 최종 유통망까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애플 조직은 감탄 자체였다. 물론 MS보다 더한 독점 의혹을 받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소니가 MP3 시장에서 실패한 분명한 이유는 자사인 레코드 레이블 사의 MP3에 대한 두려움때문이었다. 반대로 삼성전자, 아이리버 등이 MP3 시장을 확장시킨 이유는 플레이어 기기 판매와 컨텐츠는 전혀 무관했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불법 MP3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가졌다. 이제는 음악에서 TV쇼, 드라마에 이어, 이제 영화 컨텐츠까지 아이튠스에서 다운받을 수 있게 되었다. 작년 음반사들이 일제히 0.99달러의 가격을 올리려고 하자, 잡스는 아직 디지털 음원시장이 자리잡지 못했다며 단호하게 거절한 전례가 있긴 하지만, 이제 잡스 아니 애플은 음반사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서부터 디즈니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

아이튠스 매출은 애플 전체 매출의 6%를 차지했다. 두가지 길이 있다. 컨텐츠 시장을 독점으로 더욱 키워 결국 가정용 DVD 시장까지 먹을지, 아니면 컨텐츠 부담이 없는 크리에이티브, 삼성 등의 빠른 제품 라인업 발표와 컨텐츠 업체의 발목잡기로 주저앉을지…애플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p.s. MP3 플레이어에 컬러 스크린이 왜 필요할까 끊임없이 자문하던 내게 아이튠스는 앨범 커버 표지 자동 무료 다운로드 기능을 안겨주었다… 이런게 마케팅이겠지? 😉

10 thoughts on “애플, 컨텐츠를 짊어매고??”

    • 보통 아이팟 매출액을 아이튠스 매출액의 3배 정도로 봅니다. 하지만 아이튠스의 매출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소니 PS처럼 아이팟은 싼 값에 사가고, 아이튠스 다운로드를 장려하는 정책도 기대할만 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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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새 아이튠스 미국 아이디를 하나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화질이 두배로 좋아졌으니, 정말 돈내고 받을 만 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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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제 잡스 아니 애플은 음반사 뿐만 아니라 방송사에서부터 디즈니까지 협상 테이블에 앉혀야 한다.”
    하지만, iTunes가 이미 음반 판매량 업계 5위에 올랐고, 내년에는 4위 자리를 탈환할 전망이라는 점.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디즈니의 최대 개인 주주라는 점, 두가지 만으로도 아주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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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는 말씀입니다. 업계가 애플의 눈치를 보는 사례가 앞으로도 더 많을 것입니다! 다만 지난해, 워너뮤직 CEO가 99센트의 곡당 가격을 올리라고 언론을 통해 압박을 한 전례를 볼 때, 잡음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기우를 한번 표현해본 것입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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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i sung whan.
    I heard that ur in hong kong u should learn cantanese because hong kong speaks kan ta nease sometimes they speaks english as well. So be a intelligence men in hong kong. I hope u enjoy ur days in Hong kong

    By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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