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on은 설레는 공간이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나 워렌 버핏의 스노우볼과 같이 소장을 위한 양서부터 킨들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Lunch with FT 같은 전자책까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 다음주로 다가온 블랙 프라이데이를 대비하며, 나의 에버노트는 아내 몰래 Wish List로 점차 차오르고 있다. 역시 Amazon이 내게 안겨준 치명적 설레임이다. 제프 베조스의 눈빛이 인상적인 책 Amazon Everything Store는 창업자이자 회장인 베조스와 그의 영혼이 투영된 기업 Amazon의 성장 스토리이다.
성장의 줄기는 단순하다. ‘고객중심’이다. 마진이 높으면 경쟁사를 당기지만, 마진이 낮으면 고객을 당겨 경쟁사를 방어하기 쉽다. Amazon은 고객에게 낮은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을 기꺼이 파괴(Disruptive Play)했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출시되자마자 손해를 보면서 20% 낮은 가격과 2일내 배송으로 판매했다. 코스트코의 시네건 회장(코스트코 상품은 Margin이 없고, 오직 멤버십비용으로 수익을 얻는다.)과의 만남 이후에는 가격을 20% 더 낮추고 Prime이라 불리우는 멤버십 서비스로 경쟁사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낮은 가격을 선보였다.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이 다른 곳에 가서 쇼핑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제포스의 철학이 고객이 마일리지도 없는 Amazon에 중독되게 만든 원천이다.
고객을 위해서라면 싸움닭 되기를 자처한다. 쌍둥이칼이나 Bose와 같이 낮은 가격을 혐오하여 Amazon에 정식 입점을 꺼리는 회사의 제품도 제3 판매자의 참여(Marketplace)를 통해 뒷짐을 진 채 간접 판매한다. 절대 온라인 수면위로 올라오지 않는 희귀 금속류, 보석 사업을 보면, 오프라인 판매자에게 Incentive를 제공하여 역시 제3 판매자로서 참여시킨다. 어느 정도 그들의 판매/유통이 Study가 되면 직접 상품을 취급하여, 그들의 Evertything Store의 Category에 기어코 추가한다. 자포스와 이토님 등 경쟁사들은 자동 Bot으로 자신보다 무조건 가격이 낮게 Setting이 되는 Amazon의 무자비한 행태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소송이 난무하고, 아마도 변호사들은 대응 논리를 쓰느라 몇일 밤을 샜을 것이다. 피흘리는 경쟁 끝에 인수를 제안하는 그들에게 Business Relationship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상식 밖 일을 저지르고 나면, 그들은 역량 내재화를 통해 비즈니스를 시현(운영비용을 낮춰서, 지속성이 담보된 수준)한다. ebay가 Skype를 살 때, 그들은 FC(Fulfillment Center)라고 불리우는 유통 거점을 지었다.
유통망은 상품일까 핵심역량일까?
상품이라면 왜 투자를 해야하는데?
유통망이 계속 커지면 자체적으로 관리를 해야 할까? 아니면 하청을 줘야 할까?
3가지 질문에서 굳이 재고 부담을 지면서 직접 물류센터를 지은 Amazon의 속내를 짐작할 수 있다. 유통 역량 제고가 비즈니스 지속성의 Key라고 판단한 것이다. 초기에는 월마트를 통해 배웠지만, 대량 배송이 아닌 소량 배송을 위해 그들은 유통망을 원점부터 고민중이다. FC를 위치부터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것과 Drone을 통한 배송 그리고 Amazon Fresh 등이 고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유통센터의 플랫폼화까지 고민하게 된 것은 사업 초기에 표준화된 책으로 직영 유통망을 성공하며 얻은 자신감이 있었기에 지속적인 혁신을 꿈꾸지 않았나 싶다.
대다수의 회사들은 Single Product로 성장이 멈춘다. 그러나 Amazon은 책에서 전자책인 Kindle로, AWS로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현재도 Amazon은 Echo와 같은 독특한 사업을 준비중이다. 성장 Drive의 원인은 제프 베조스의 사업개발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각에 있다. 핵심 분야 외 사업에서는 위험을 감수하자고 이야기를 한 것에 그치지 않고, 단적으로 다음과 같이 Kindle 담당 직원에게 이야기를 했다.
“당신의 임무는 여태껏 쌓아 올린 것을 죽이는 일일세. 종이책을 만드는 사람들을 실직자로 만들 것처럼 디지털 사업을 진행하게.”
그는 직원들이 독립적/개별적으로 회사 가치 제고/성과 향상을 위해 직접적으로 기여해야 한다고 믿었다. 협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비겁한 행동이며, 심지어 관료적으로 의사 소통 비용만 발생시키는 ‘악’으로 보았다. 새로운 상품이 거침없이 쏟아지는 건 아마도 아마존의 투지 가득한 이러한 기업문화 탓이 아닌가 싶다. 한가지 놀라운 점은 이러한 투지 넘치는 시도가 모험심으로 가득차 있는 고객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길로, 사업개발과 고객의 로열티를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왜 고객들이 Follower 기업을 싫어하는지 곱씹어 볼 일이다.
끝으로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 같다. 제로섬 게임까지는 아니겠지만, 온화한 모습으로 ‘자연 성장’ 이상의 성과를 내기는 참 힘들어 보인다. 제프 베조스도 스티브 잡스도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폭군이었다. 아마존의 성장 뒤에는 경쟁사에 대한 무자비한 압박이 있었다. 비즈니스는 자비가 없다.
나는 이 책과 Steve Jobs 자서전을 읽으면서, 참 대단한 분들이지만, 이런 사람이 되려면 무조건 폭군 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야 되나를 생각해봤었다. 몰론 나 자체가 회사에서 그렇게 온화한 성격도 아니기는 하지만… 그들처럼까지 되면, 정말 나는 “좋은 사람”인가라는 고민을 했었지…
그러게. 마지막에 한문단 적었지만 가장 고민이 되게 만든 부분은 바로 폭군같은 성격…과연 필요조건인지? 인과의 오류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