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커크 선장은 모의 실험없이 워프를 하고, 장교로 강등된 부하직원에 의해 명령이 취소되었지만 페이저 사용을 긴박한 상황에서 명령을 하기도 하였다. 자칫 선원 전원의 목숨을 앗아가고 나아가 선박 상실로 인한 외계인의 접근으로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지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의사 결정을 그는 왜 내린 것인가? 먼저 커크 선장이 어떻게 취임했는지 그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2년 반 동안 항해를 중단하고 있다가 지구에 외계인이 접근해온다는 위기 상황을 활용, 5년간의 경험을 이유로 들며 자신이 직접 천거했던 선장을 밀어내고 자신이 선함에 복귀하며 일종의 권력(?)을 잡게 된다. 부당한 선장 교체였음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는 선원들에게 다른 선박이 공격당해 사라지는 화면을 보여줌으로써 공포 분위기를 조성, 일체성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과거 한국 사회의 독재 시절, 북한과의 적대적인 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과 너무나도 닮아 있다. 부적절한 방법으로 권력을 쥐게된 커프 선장은 외계인의 지구행 해결이라는 단 하나의 미션만을 해결하면 자신의 취임이 정당화된다는 협소한 목적 의식에 사로잡혔고, 결국 아집에 의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후에 의사가 지적하지만 이전 선장을 장교로 강등시키며, 그에게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선원들에게 자신의 오랜 경험과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경쟁적 관계에 있는 장교의 과거 의사결정과는 정반대로 행한 것 역시 오류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이다.
이처럼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감성적이고 주관적인 이유가 개입될 수 있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한다면 인간이 컴퓨터를 맹신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컴퓨터를 활용한 의사결정에는 100% 객관화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컴퓨터 계산을 활용한 통계적 수치의 일반화를 들 수 있다. 외교 통상 회의나 기업간의 협상 그리고 대학교 그룹 모임에서 논쟁이 벌어졌을 때, 랩톱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통계 수치를 제시하고, 컴퓨터가 도출해낸 계산 결과를 보여주면 상대방은 그것이 참인지 확인하기 이전에 위축되기 마련이다.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인다면 이전에 회사에서 근무할 때, 고객을 만난 자리에서 조그마한 PDA를 가지고 방문하여, 계약서 싸인을 PDA스크린에 받고, 청약서 내용을 PDA스크린을 통해 보여주며 USB를 활용 PDA를 외장 드라이브로 전환시켜 고객 컴퓨터로 홈페이지 샘플 등을 전송, 보여주니 회사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경험을 들 수 있겠다. 첨단 컴퓨터 기기를 유용하게 사용하는 이를 보면 현대인은 비이성적으로 경외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커크 선장이 워프를 적절하게 쓰고, 페이저 사용이 적절했다면 선원들은 그의 선장 취임이 정당했다고 믿었을 것이고 후에 더큰 위협을 당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