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의 미엔쯔를 고려하지 않았다.

이전에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꼭 고려해야 할 10가지를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중, face(面子, Mianzi)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자면, 체면이 되겠다. 중국인들은 이 미엔쯔를 상당히 중요시 하는데, 남 앞에서 무안을 당하게 되면, 상대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어려워진다. 이 미엔쯔라는 개념은 비즈니스 뿐 아니라, 외교상에서도 반드시 고려를 해야 할 사항이다.

대한민국은 1992년 중국과의 수교를 앞두고, 대만과의 수교를 단절한 경험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 언론들은 대만인들의 분노를 오랜 친구간의 절교로 표현하며, 태극기를 불태우는 화면을 내보내었는데, 정작 본질은 빗나갔다. 당시 중국의 높은 경제적 성장과 잠재력을 고려할 때, 한국이 대만과의 절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대만인들도 전후 사정을 고려해 잘 알고 있었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대만과의 절교를 앞두고, 미리 언질을 주고, 충분한 상황 설명을 한 후, 절교 발표 이후, 대처 방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중국 정부의 007 작전을 연상시키는 갑작스러운 발표에 대만인들의 얼굴이 붉어졌음은 자명한 일.

북한은 핵실험을 앞두고 정작 20분전 중국 정부에 통보를 했다고 한다. 중국은 지난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늘 북한 정부를 두둔해왔다. 핵실험이 잘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랜 기간 북한의 우방으로 때로는 든든한 서포터로 존재해온 중국 정부의 미엔쯔를 핵실험 전 좀 더 고려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 92년 중국과 대한민국의 수교로 인해 대만인의 미엔쯔를 빼앗았던 사건이 데자뷰로 떠오른다. 또한 앞으로 북한이 좀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충분히 예상을 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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