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장에서 누워서 with or without you를 열창하는 모습은 내게 전율을 느끼게 해주었다. 심지어는 나의 생일도 그가 소유하고 있는 호텔 스위트룸에서 혼자 묵을 계획까지 세웠으니깐. 음반 기획사의 허수아비를 자청하며, 무조건적으로 mp3를 비판하는 가수들과는 달리, 디지털 음원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는 그저 쿨해보이려는 기행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쯔나미, 에이즈 등 지구촌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보노 그리고 그의 특유의 선글라스는 늘 나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잡스에 대한 예찬론은 잠시 접어두고, 그는 참 닫힌 사람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상으로 애플은 하드웨어에서부터, 유통망까지 모두 독식하고 있는 기업이다. 그리고 잡스는 소통 단절을 쿨함으로 포장해왔다. 그렇다고 잡스 개인이 꽉 막혔다는 뜻은 아니다. 오해는 말아주시길.
그 둘이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나뿐이었을까? 지속적인 아이팟 U2 스페셜 에디션 발표에 이어, 이번에는 아이팟 빨강이 나왔다. (레드) 프로젝트는 보노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아이콘적인 제품들의 빨간색 특별 버젼을 발표하여, 그 수익금으로 아프리카의 에이즈 환자들을 돕는 프로젝트이다. 보노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이 매력적인 빨간 기계를 직접 들고 나왔다. 개당 10달러씩 펀드에 적립이 된다고 한다. 4기가 바이트이며, 기존의 아이팟 나노 2세대와 모든 면을 공유한다.
세상에는 때로는 궁합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