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햇살은 다르다. 수많은 이들이 내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도대체 무엇이 다르길래…스페인산 와인이 왜 그리도 입에 촥 붙는지…그 이유를 찾기 위해 나는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바르셀로나, 더더욱 당시가 부활절 휴가 기간이었기에 수많은 인파가 나를 맞이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고루 품을 줄 아는 카탈루냐 광장.
호텔에서나 길에서나 무엇인가를 물으면 이들은 No Problem을 연발한다. 아마도 스페인어와 무슨 연관이 있는 것 같은데, 스페인 친구에게 물어봐도 자신은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햇살을 머금은 정열 때문인지 이들은 목소리도 크고 매우 호탕하다. 생활에는 여유가 저절로 베어있고, 호텔 종업원은 이태리에서 혼자 여행온 여자 여행객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추근덕거릴 정도로 인생을 ‘행복하게’ 즐긴다. 물론 햇살이 비슷한 그 여행객은 이 남자와 사귀게 된 것 같다.
천재 1,2명이 다수를 먹여 살린다. 정말 유럽에서 지겹도록 들은 문장이다. 어찌나 곳곳에 천재가 많던지…이 곳 바르셀로나의 천재는 기이한 건축 양식으로 유명한 바로 가우디이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찾아낸 가우디의 대표적인 소스, 도마뱀. 녀석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외계인같은 이 사람의 건축세계는 디테일로 들어가 하나하나 껍질을 까듯 찾아가는 맛이 있다.
무척이나 느낌이 좋았던 성당의 창문가에 있던 동상 장식. 바르셀로나 시가지와 묘한 조화를 이루어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패턴이 상당히 규칙적이면서도 불규칙적이다. 이태리의 두오모나 영국의 캐시드럴 등에서 보면 계단을 뒤쪽으로 숨기는 경우가 많은데, 파밀리아 성당은 계단이 건축의 중심이라 해도 낯설지가 않다.
패턴을 안에서 바라본 전경! 쏟아지는 햇살을 적당히 필터링을 하여 성당 내부의 조명으로 활용한다. 한마디로 빛을 참 잘 활용한다.
성당 정상에서 바라본 바르셀로나의 전경. 다소 무미건조해보이는 이곳 사람들은 카탈루냐 지방은 언어도 민족도 스페인과 다름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가우디의 또다른 명작 구엘 공원이다. 그의 스폰서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구엘을 위해 만든 공원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뽐낸 가우디의 향연장이라고 할까?
어쩌면 저리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친 질감의 ‘돌덩어리’를 자연스럽게 활용하여 기이한 전경을 연출할 수 있을까?
마치 자개를 보는 듯한 그의 타일 예술 또한 보는 즐거움을 준다. 패턴 자체만으로도 바르셀로나인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축구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아이콘이다. 영국이 지블로타의 지속적인 점유를 위해 스페인 사람들을 멍청하게 만드려고 축구를 만들어서 퍼트렸단 이야기도 있고…공원 한가운데서 쏟아지는 햇살과 야자수와 함께 축구를 즐기는 청년들.
페라리 집. 자동차 페라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다소 징그러워 보이는 발코니는 기존에 내가 유럽 건축양식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개념을 모조리 깨버렸다.
당장이라도 바다를 향해 뛰어들 것 같은 콜럼버스의 동상. 그의 손가락은 지금도 아메리카 대륙을 향하고 있는 듯 하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대만 있었으면…부자가 망해도 최후까지 팔지 않는다는 요트는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쭉뻗은 바르셀로나 해안가의 도로를 걷다보면 왜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야자수 나무가 부쩍 탐스럽다.
사진 제목은 노인과 바다이다. 어르신께는 죄송하지만 세월을 다 잊은 듯한 그의 너무나도 편안해보이는 자세에 셔터를 누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지중해의 차가운 물과 따스한 햇살을 한아름 문 나의 발. 다소 새까맣게 타기는 했지만 그래도 도장을 꾹 찍고 돌아오다.
나의 위시리스트에도 있었지만, 벤쳐 캐피탈리스트 짐 로저스가 죽기전에 꼭 해야 할 일로 지중해의 지는 태양을 바라보며, 쉐리 와인을 마셔보는 것이라고 했다. 블랜딩 과정에서 마치 곰팡이가 피듯 발효요법을 쓴 와인이라고 하는데, 다소 진한 초콜렛 향이 입에 한동안 머문다. 이모님도 내게 이 와인을 권했었는데, 스페인에서 첫번째 와인을 꼭 먹고자, 여지껏 맛을 안보고 있었다. 처음 먹어본 술은 늘 그렇듯이 다소 취기가 빨리 온다.
도라노아 에스팔다(Doranoa Espalsa)라고 하는 생선 요리. 해산물의 나라 스페인에서 꼭 생선을 맛을 봐야 했기에 웨이터에게 추천을 부탁해 먹은 요리. 빅토리아 베컴이 그토록 비판했던 마늘향이 진하게 우러나오며 화이트 와인으로 살짝 향을 준 요리이다. 웨이터에게 나중에 이 요리 이름을 좀 적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자기 이름과 전화번호를 써주기에 화들짝 놀랐다.
친근감이 절로 드는 사람들, 전체가 공원인양 정비가 잘되어 있는 도시 그리고 맛깔스런 요리까지…이래서 사람들이 관광 도시를 좋아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