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는 수많은 축구 클럽이 있다. 첼시, 토트넘, 아스날, 웨스트햄, 풀럼과 같은 유명 클럽에서부터 팬들의 광적인 지지를 받기로 유명한 밀월, 그리고 이번에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된 왓포드, 레딩 등도 런던의 위성 도시로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일산 정도의 관계라고 할까? 즉, 수많은 클럽들의 경쟁 속에서 경쟁력이 나온다고 볼 수 있다.
수많은 클럽들이 런던에 혼재되어 있다보니,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고, 이 와중에 정치적으로도 이용되었던 훌리건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80년대에서부터 90년대 말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들은 영화 훌리건스(Green Street Hooligans)와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도 상영되었던 풋볼팩토리(Football Factory)등에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찰이 축구장에 헬리콥터를 출동시키고, CCTV를 통해 일일이 출입자를 확인하며, 없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그놈의 끝없는 맥주덕분에 언제 다시 변신할지는 며느리도 모르겠다. 사진은 스탬포드 브릿지의 펜스
기억이 맞는다면 영화 풋볼 팩토리는 시작을 한 기자가
“Here’s Stamford Bridge, the holy place of hooligans. However I can not see anyone here. The reasons why they are disappeard are drugs and computer games!…블라블라”
전설의 Peter Osgood(그의 추모식이었던 토트넘과 첼시의 경기를 TV를 통해 볼 때, 내가 Peter Who?라고 했다가 영국애들에게 쿠사리를 엄청 먹었던 기억이 난다.)에서부터 이탈리안으로 영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Zola까지 전설을 창출해낸 멋진 구단이다.
아스날 지역에서 첼시가는 버스를 물어보자, 젊은이는 피식 웃으면서 나는 그동네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첼시는 영국에서도 소문난 부촌으로 카페트가 깔린 해로드 백화점(the Harrod’s)가 가까이 있다. 이는 곧 축구장에도 영향을 주어, 타 구장과는 달리 축구장 옆에 고급 맨션, 레스토랑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아마 이런 프리미엄 이미지가 자사의 이미지와 맞기 때문에 첼시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올드 트래포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메가스토어에 사실 조금 실망했다. 리그를 우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 리그에서 악몽같은 메시의 다이빙으로 일찍 짐을 싸게 되어 구단 자체는 조금 우울한 듯 했다. 경기장 규모가 올드트래포드는 약 6만 5천, 첼시는 3만을 조금 넘는다. 첼시의 티켓이 가장 비싸다고 하지만 올드 트래포드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란다. 경기장이 늘 만원을 이루는 영국 프로축구 생리상, 경기장 증축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스탬포드 브릿지 앞에 세워 놓은 한 팬의 자동차에 붙어 있던 인형, 맥도날드에서 나눠주는 월드컵 기념 상품이다. 테리와 조콜은 모두 소속팀 뿐만 아니라 이번 월드컵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람파드의 인형이 붙어 있지 않은 것을 보니, 이 팬은 그의 월드컵 부진을 예견하고 있었나보다. 아니면 서부 런던의 웨스트햄 유스 출신이라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무기고! 이 클럽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아스날 역에 내리면 된다! 다소 낡은 집들이 주욱 늘어서 있는데, 작은 소매점과 주택만이 있고, 심지어 PUB도 찾기가 매우 힘드니, 방문할 때 주의하여야 한다.
아스날의 가정적인 면은 경기장 입구에서도 드러난다. 경기장 입구가 주택으로 주욱 둘러 쌓여 있다. 하이버리에 대한 이 북런던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래도 그렇지! 풋볼의 홈이네!
영국인들이 참 잘 하는 것 중에 하나가 다소 비하하여 말하자면 바로 남을 조롱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지역 감정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고, 발달된 토론 문화는 이를 써포트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특히 독일, 아르헨티나 그리고 북 아일랜드 사람들에 대한 조롱은 그 수위가 넘은 듯이 보인다. 하지만 모라구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자기들끼리도 때로는 더욱 심하게 조롱을 하곤 한다. 한마디로 지역 감정을 드러내 놓고, 축구장에서 푸는 것이다. 하지만 참 재미있는 것이 경기중에는 그렇게 차가운 영국인들이 얼굴 발개져서 싸우다가도 경기만 끝나면 “This is fucking football!”이라면서 그자리에서 뒤끝없이 풀어버리니 말이다. 그들의 이런 문화는 제3자 눈으로 바라보면 오해하기 정말 딱이다. 사진은 하이버리의 우리가 바로 “런던의 왕”이다!
사실 토트넘 팬으로서 아스날의 성지, 하이버리로 향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곧 헐어버린다는데…그리고 수많은 전설이 나온 바로 그곳 아니던가? 바로 저곳에서 비록 시간은 달리하고 있찌만 그들과 난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었다.
국가대표 솔 캠벨의 토트넘->아스날 이적에 이어, 지난 시즌 막판에 식중독 사건으로 토트넘의 챔피언스 리그 티켓을 빼앗아간 아스날! 참 묘하게 미운 그들 뒤에는 이렇게 그들을 좋아하는 팬들이 있었다. About a boy의 작가 Nick Hornby를 비롯하여. 사진은 지하철에 장식되어 있는 아스날 팬존.
사실 이 곳 기차역에 섰을 때, 숨이 멎는 줄 알았다. 그토록 오고팠던 곳이기에…친구들에게 자랑을 했더니, 토트넘 팬 친구 스티브는 ” I love it! The Lane is a beautiful place my friend.”라고 답장을 해주었다. 그렇다! 축구를 좋아하는 이는 많지만 진정 사랑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진정한 Londoner의 클럽 토트넘의 성지 화이트 하트 레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도 레인을 사랑해!
진정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였다. 마이클 도슨(21번) 옆에 영표 형도 보인다. 그렇다 이 유태인 전사(Yid Army)들은 팬과 함께 숨쉬고, 함께 뛴다. 화이트 하트 레인에 온 것을 환영하는 토트넘 멤버쉽 광고판!
돈으로 치장한 거품많은 클럽들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2시간 동안 이것저것 고르느라 발을 떼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토트넘 팬 스토어! 시즌이 끝나 적게는 40%에서부터 많게는 90%까지 세일을 하여, 친구들 선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그대는 작은 컨테이너 한개에 불과했지만 어찌나 그곳에 들어가고픈지…맥주를 판매하며, 경기가 시작되기 전, 오늘 출전할 선수 그리고 전술 등에 대해 팬들, 아니 돈을 더낸 시즌 티켓 홀더 그리고 멤버들끼리의 열렬한 전문적인 토론이 벌어지는 곳이다.
친구 필 형 말에 의하면, 외국에 나와 있는 영국인들은 항상 두패로 나뉘어서 싸운다고 한다. 하나는 리버풀 팬, 하나는 토트넘 팬! 그만큼 광적인 팬들로 유명한 토트넘 역시 철조망으로 경기장을 보호하고 있었다. 참, 훌리건 되기도 힘들겠따. 이 수많은 철조망을 뚫고 어떻게??
사실 이곳 출입은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지만, 관리인에게 토트넘의 광팬이며, 이곳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 날라왔다고 하니, 특별히 입장을 허가해 주어 그 관리인에게 아울러 부탁하여 선수단 입장 라커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창 살이 도톰하게 오를 때라 얼굴이 다소 부은 듯이 보여도 이해해 주시길~!
개인적인 입장에서 서울에도 이처럼 많은 축구팀이 생겼으면 좋겠다. 강남과 강북 축구팀의 대결! 대치동과 목동의 대결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지 않은가? 지역감정을 조금 표출하면 어떤가? 이를 차라리 축구장에서 표출하고, 풀어 버리는 것이 낫지. 인간은 질투의 동물이다. 지역감정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절대 없어질 수 없는 산물이다. 이를 언론에서는 나쁜 것이라고만 하여, 묵묵히 쌓아두기를 강요하고 있는데, 그래서 더욱 은밀한 무기명 투표에서 표출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가 작기 때문에, 지역 감정은 나라를 좀먹는 병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북부와 중부 그리고 남부로 나뉘어져 있는 영국, 심지어 런던내에서 서부런던, 남런던, 북런던으로 나뉘더여 있는 영국은 백번도 더 망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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