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Dublin.

어떤 나라와 한 도시를 방문했을 때, 그 도시가 보여주는 향기가 있다. 비교적 간편한 절차를 거쳐 더블린으로 드러서면 어느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활기참이 느껴진다. 젊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도시의 열정이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나의 모든 잡생각은 비행기 안에서 우연히 본 이 잡지에서 비롯되었다.간단히 이 구직 광고를 요약하자면, 더블린의 트리니티 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구글에서 일하고 있는 루스 베티 양이 있는데, 그녀로 인해 너무 구글은 행복하고, 이에 더 많은 더블린의 젊고 유능한 이들을 고용하고 싶다는 것이 요지이다. 주관적인 판단이겠지만, 구글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누군가를 원한다고 쓴 광고는 처음보는 듯 하다. 거꾸로 보자면, 구글이 얼마나 이 땅 아일랜드의 젊은이들에 목말라 있는가가 아닌가 싶다.
결국 비행기에서 본 우연찮은 광고 덕에 더블린에서 내 눈길을 가장 많이 끈 것은 다름아닌, 각 상점마다 경쟁적으로 내걸고 있는 구인 광고였다. 바텐더와 같은 파트타임 잡에서부터, 마케팅 관리자를 뽑는 자리까지 내 입을 벌어지게 할만한 포스트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고, 왜 다른 유럽과 다르게 이 도시는 이토록 인재들에 목말라 있을까 고개를 갸우뚱 흔들게 했다. 혹시 가짜는 아닐까? 구인 사기는 아닐까?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한방에 무려 30명 정도가 묶는 방에서 2일을 보냈는데, 참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와서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인상좋은(?) 아저씨에서 부터, -솔직히 고백하자면 건설현장의 유니폼을 입고 투벅투벅 방으로 들어와 헬맷을 벗고, 샤워를 하기 위해 땀에 젖은 옷을 벗고 내 바로 옆 침대에 누웠을 때는 개인적으로 좀 무서웠다.- 키친에서 만난 독일 여인. 이 여인은 나랑 동갑인가 그랬는데, 독일에서 일자리를 찾아 이 곳 아일랜드로 와서 돈은 벌고 있지만 무료한 삶을 계속하고 있다고 그랬다. 보험업계에서 꽤 괜찮은 보수도 받고, 괜찮은 포지션에 있었다. 독일에서 아일랜드로 온 것이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초등학생 같은 나의 질문에 독일도 최근 늘어나고 있고, 프랑스, 이태리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일랜드로 일하러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동유럽은 물론이고. 그럼 먼저 구글이 그토록 만족했다던 트리니티 대학은 어떤 모습일까?

멋진 교정이다. 봄을 앞둔 캠퍼스는 전세계 어디던지 싱그로움이 느껴진다. 이전에 서정우 교수님께서 캠퍼스는 봄내음이 나면 한창 나이의 학생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상록수, 아이비 등이 어울린다고 말씀하셔서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번 만큼은 예외이다.

얼핏 보면 고풍이 흐르며 멋있어 보이지만, 밑이 폭싹 가라 앉을 것 같은 이곳이 바로 내가 묵었던 곳이다. 그리고 빨간 의자 뒤의 침대가 바로 건설 노동자 아저씨들의 자리.

더블린의 랜드마크라고 해도 되려나? 아일랜드 정부가 고속성장을 상징한다며 야심차게 만든 더블린 스파이어! 고층 빌딩이 눈에 띄지 않는 더블린에서 유난히 눈에 띄던 탑이다. 왼쪽에는 아트 갤러리. 템플바의 맞은편 코너에 위치하고 있다. 우연히 구름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서 한컷 찰칵!

아일랜드에 처음 와서 꼭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지요? 유스호스텔에서 일하고 있는 스탭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오늘 오셨나요? 그렇다면 우선 아이리시 펍에 가서 시원한 기네스를 마신 후, 밴드들의 연주에 흥겹게 취해보세요! 당장 템플바로 달려갔다.

사람을 볼 때, 꼭 눈을 보는데, 아일랜드 사람들의 눈은 참 깊다.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면, 축구선수 로이 킨 선수와 로비 킨 선수를 떠올려 보면 된다. 약간 처진 눈에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은 그들의 눈. 그들이 애절한 눈을 하고, 연주를 하는데, 정말 굿.

U2의 보노가 가지고 있는 더블린의 클라렌스 호텔. 5성급 호텔로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원래 생일을 이곳에서 딱 맞이 하려고 했는데, 돈 계산을 잘못한 탓에 생일을 10유로로 생활을 하게 되어 포기했었다. 인터넷 평도 그리 좋지 않았고…그래도 아이팟에 original of the species를 플레이하고, 로비에서 커피 한잔 마셔주는 센스는 잊지 않았다.

비치를 가려고 DART를 타는데, 정부와 EU의 정책에 따라 이 DART를 지었다는 이런 문구가 보였다. 우리나라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수단도 정부의 어떤어떤 지원을 받았다고 표기를 하면, 국민들이 세금을 내면 이런이런데 쓰이는구나는 만족도가 조금은 증가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한밤에 길을 잃어버리게 했던 비치 여행을 사진으로 담아 올리면서 끝내고자 한다!

2 thoughts on “더블린. Dublin.”

  1. 성환이형, 홍콩에서 잘 계시죠? 홈페이지를 슬슬 보다보니, 7월까지 보고 말았네요. 파리에서 찍은 에펠탑 사진을 보니, 이제 제 하드에서 백업한 것을 지워도 되겠네요.ㅎㅎ
    전 영국으로 돌아온지 1주일 되었네요. 기숙사에서 만난 조용한 친구들과 새집에서 단촐하게 살고있습니다. 아직 인터넷도 안되는데, 남의집 무선인터넷으로 쓰고 있습니다.
    조금 정신없이 살아요. 갑자기 한인회 일을 맡게 되어서, 학기초라고 여러가지 준비할 것이 많네요. 봄학기와 가을학기는 출발이 많이 다르거든요.
    여튼 형 건강하시구요. 자주 업데이트 보러 올게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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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 바보같이 지워도 된다고 미리 말을 했어야 했는데…
      잘 지내지?? 노팅험 많이 그립다…
      조용한 친구들한테도 안부 잘 전해주고!!^^
      건강하고, 난 그저께 중국갔다가 온몸에 알레르기 생겨서 죽을 뻔했어!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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