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풍차마을과 스페인 민속촌

아웃사이더의 본성이라고 할까? 여행을 할 때, 개인적으로 정형화된 관광단지보다는 그곳의 뒷골목을 배회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간단한 이유를 들자면, 그들을 나를 인간이 아닌 돈다발을 들고 온 이방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때로는 그들이 베푸는 거짓된 친절마저 헛구역질이 날 때가 있다.

이런 나의 다소 삐딱한 시선을 바꿔준 곳이 바로 네덜란드 풍차마을과 스페인 민속촌이었다. 이상하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이 마을에서 걸으며, 공기를 맡는 것 자체가 좋았던 것을 보면, 이 곳이 진정한 관광명소가 아니었을까? 싶다. 먼저 네덜란드 풍차마을은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타고 잔세스칸즈 역에서 내려서 강쪽으로 약 20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

풍차마을로 걷는 길에 보이는 다리. 조그마한 다리지만 배가 지나갈 때는 이렇게 다리가 열린다. 물동량의 효율성 그리고 경제성 면에서는 다리의 개폐가 구시대로 사라질 법 하지만 다리가 열리고 닫히는 것을 기다리는 더치인들의 얼굴이 얼마나 여유롭고 평화로운지…

스페인 그리고 바르셀로나의 스케일이 참 크기도 하다. 민속촌으로 가는 길은 어찌나 넓은지 몇차선인지 셀 수 없을 정도다. 지하철 에스파냐(Espanya)역에서 내려서 스페인 민속촌(Poble Espanyol)으로 걸어가면 되는데, 중앙에 코엑스보다 조금 더 커보이는 전시장 그리고 중앙 박물관이 보인다. 중앙 박물관은 희미하게 안개에 쌓여 그 웅장한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데, 얼마나 압도가 되던지…이 웅장함을 앞에 그대로 두고 오른쪽으로 10분정도 걸어 올라가면 성으로 둘러쌓인 마을이 눈앞에 나타난다. 내가 간 시기가 부활절 방학 시즌인지라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매우 분주했다. 연령도 다양해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아이들이 모두 모였다. 터프하게 생긴 외모와 달리 아이들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라, 아이들의 스페인 억양도 참 경쾌하게 들렸다. 걔중에 몇 아이들은 검은눈의 이방인이 꽤나 신기했던 모양인지, 영어로 몇마디 말을 걸어 본다. 스페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바르셀로냐는 어떠냐? 무슨 스타가 된양, 성실하게 그리고 긍정적으로 대답해주었다! ^^ 사진은 민속촌에 처음 들어가면 보이는 중앙 탑!

민속촌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네덜란드의 전통 치즈를 직접 만드는 집도 있었는데, 무료로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는 코너가 있었다. 물론 입장료도 무료다.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치즈가 여행의 피로를 싹 잊게 해주는 듯하다. 마침 전날 돈을 많이 쓴지라, 치즈로 점심을 떼울 정도로 천연 유기농 치즈를 실컷 맛보았다.

스페인 민속촌에서는 다양한 스페인 전통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조그만 단지 안에 참 많은 건물들을 모아 두어 그냥 건물 사이 골목을 걷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다. 더더욱 바르셀로나의 따스한 햇살을 받아 그림자와 건물 빛 사이에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스페인의 햇살이 어찌나 따사롭던지…영국에서 먹던 스페인산 과일이 왜 그렇게 달콤한 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저 오렌지는 관상용 / 가로수용으로 보기에는 먹음직스럽지만 맛은 매우 떨떠름하다는…

네덜란드의 전통 나막신을 만드는 공장! 정말로 건설 현장의 인부들이 이 신발을 신고 일하는 것을 봤다. 이 신발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현지인이 친절하게 독일어(?)로 설명을 해주었다. 마침 중국 관광객들이 있어서 가이드가 통역을 해줘서 대강 알아들을 수 있었는데, 물이 많은 이 나라에서 유용하고, 한개의 틀을 가지고 다른 것까지 기계를 가지고 대량생산하다! 정도?? 일본이 네덜란드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은 것으로 유명한데, 아마 일본 전통 나막신도 이 신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스페인 민속촌에서도 다양한 문화 체험 및 눈을 즐겁게 해주는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본래 기념품은 쳐다보지도 않고 스킵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우디의 디자인과 바르셀로나 그리고 투우를 상징화한 셔츠가 얼마나 이쁘던지…오른쪽은 베네치아와 함께 유럽에서 손꼽히는 바르셀로나의 유리공예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공정의 일부 과정을 공개한 공장안에서…

‘治水’참 물을 잘 다스린다! 양을 방목할 때도 울타리를 전기충격을 가하는 철사가 아닌 물로 해놓았다. 흐르는 물에는 자연스럽게 물고기가 살고, 이것을 먹기 위해 새들이 날아드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자연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지다.

나막신 모형을 배경으로 사진 한방!! 두 곳 모두 즐거운 문화체험을 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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