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Evernote Snapshot 20160403 101634내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인간 관계 혹은 회사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심호흡이 필요한 순간 말이다. 어릴적에는 소주 한잔과 왁자지껄 친구들과 수다 한판으로 곧잘 풀어버리곤 했었는데…나이 서른 중반을 어느덧 훌쩍 넘기고 보니,
‘기쁨을 나누면 질투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약점이 되어 버려…’
점차 침묵을 금처럼 여기게 되었다. 그러나 때로는 침묵이 무작정 위로해주지는 않더라. 생각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마음속 응어리는 마치 발효된 것 처럼 삭혀 진다고 해야 하나?

혜민 스님의 두번째 책은 한구절 한구절이 마음의 엉킨 실타래를 풀며 내면으로 한 발자국 다가오는 것 같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라는 자비로운 제목에서부터 존재감만으로 사랑을 주는 때가 있다는 울림까지…

책의 한 챕터가 끝나고 스님의 짧은 글을 읽고 나면, 마치 세상의 먼지가 고요히 가라앉고, 온전히 내 자신과 대면하는 느낌이다. 필터에 내 마음을 한번 거르며, 정화하고 있는 느낌으로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세상과 시간이 멈춘다. 그래서 이 책을 다 덮을 때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소요 되었나 보다.

스님은 인간 관계에서 단 한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바로 자존감이다. 대다수의 ‘힐링’ 도서들이 ‘네 탓이 아니다.’를 외칠 때, 스님은 내 마음을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스스로 완벽하지 않은 존재임을 깨닫고 자존감을 높여라. 일관되다.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독서를 통해서 휴가를 떠나고 싶을 때.. 귀한 삶의 완성은 결국 빈 공간이 있을 때 가능하지 않던가?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은 바로 내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해주었다.